‘우암산 둘레길’ 두고 청주시-시민단체 갈등
충북 청주 우암산에 둘레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두고 청주시와 시민단체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청주시는 이번달 중으로 ‘우암산에 둘레길 조성사업’ 착공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우암산 순환도로(삼일공원~어린이회관)에 4.2㎞ 보도를 정비하고 삼일공원~우암산 근린공원(2.3㎞) 구간에 보행덱을 설치해 둘레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00억원 정도다.
애초 청주시는 양방통행(2차로)인 순환도로를 일방통행(1차로)으로 바꿔 둘레길을 만들 계획이었다. 민선 8기 들어 기존 2차선 도로를 그대로 두고 인도에 덱을 설치해 산책로로 활용키로 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는 청주시의 이 사업이 우암산의 환경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청주시는 시민단체의 환경훼손 지적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지난 6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암산 덱 설치 구간에는 교목 999그루와 관목 1418그루 등 2417그루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이 시작되면 모두 베어질 위기에 놓였다”며 “100억원의 예산을 둘레길 조성에 사용하지 말고 우암산 생태계 보전에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청주시도 10일 브리핑을 하고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청주시는 이날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덱 상판에 구멍을 뚫어 시공할 계획”이라며 “남산 데크길, 북한산 데크길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시공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대신 인력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시의 브리핑 이후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또 다시 성명을 냈다. 청주시와 시민단체가 함께 사업 구간을 공동으로 조사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들은 “시민단체의 조사내용을 행정기관에서 부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청주시가 선정한 수목 전문가와 2.3 ㎞ 구간에 대한 수목 조사를 함께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청주시 관계자는 “이미 사업을 앞둔 상태에서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시민단체들이 공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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