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냉가슴 고백 "나는 TOP 레벨 아니었다, 인정한다... 득점왕 압박 컸어"
손흥민(31·토트넘)이 아시아 최초 EPL(프리미어리그) 100골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뒤 냉가슴을 앓았던 심경을 고백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10일(한국시간) "손흥민이 득점왕에 대한 압박과 싸워왔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그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손흥민은 지난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 2022~23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0분 선제골을 터트린 끝에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의 리그 7호골. 지난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이 EPL 통산 260번째 경기 만에 터트린 100번째 골이었다. 이 골로 손흥민은 EPL 역대 34번째이자,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100호골의 금자탑을 세웠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이 압박감 속에서 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나 득점왕 수상 후 관심과 부담이 커진 것에 대해 인정했다. 또 톱 레벨에서 아래로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변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만약 저의 경기력에 대해 변명하고자 했다면 많은 핑곗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는 '이건 진짜 제 모습이 아니었어요'라고 변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미 그런 일이 벌어졌고 계속해서 이어졌다. 전 제가 최고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I accept I was not at the top level)"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득점왕에 오른 건 제게 엄청난 자신감을 심어준 마법의 순간과도 같았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면서 주위의 모두가 '손흥민이 득점왕을 차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다시 한번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때때로 더 많은 관심과 압박을 받는 상황 속에서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당연히 지난 시즌 득점왕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한국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손흥민의 2시즌 연속 득점왕 수상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손흥민도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결국 압박받았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이것이 제가 경기에 뛰는 이유"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손흥민은 "저는 이러한 압박을 사랑한다. 또 이는 곧 내가 완벽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나는 여전히 발전할 수 있는 나이대의 선수다. 그런 차원에서 올 시즌 남은 8경기는 저뿐만 아니라, 팀에도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16승 5무 9패로 승점 53점을 마크하며 리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브라이튼을 꺾으며 한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3위 뉴캐슬과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56점)와 승점 차이가 3점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
손흥민은 브라이튼에 대해 "그들은 꽤 라인을 높게 가져갔는데, 내가 뒤쪽으로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을 줬다. 비록 득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많은 방식으로 팀을 돕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몇 주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우스햄튼전(3월 19일 3:3 무승부)에서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또 에버튼전(4월 4일 1:1 무승부)에서는 마지막 순간에 골을 내줬다. 우리 모두 어떤 실수를 어디서 했는지 알고 있다. 승점 3점을 위해 더욱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거저 승점 3점을 바라면 안 된다. 마지막까지 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손흥민은 가장 먼저 '레전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기록을 바라본다. 호날두는 EPL 무대에서 통산 103골을 기록했다. 무난하게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 호날두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전망. 이어 디디에 드로그바(104골), 폴 스콜스(107골), 라이언 긱스(109골) 등 쟁쟁한 전설들을 넘어설 채비를 마쳤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오후 11시 본머스를 상대한다. 이어 23일에는 뉴캐슬, 28일에는 맨유와 각각 만난다. 사실상 승점 6점짜리 경기. 이어 5월 1일에는 리버풀과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 쟁쟁한 리그 강호들이다. 과연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발휘하며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을까.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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