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으로 마트 활보한 브라질女, 속사정 들어보니

기사내용 요약
마트서 당한 인종 차별에 맨몸으로 항의해

(캡처=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인종 차별적 대우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만 입고 마트를 찾은 브라질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은 지난 7일 파라나주의 주도인 쿠리치바의 창고형 매장 아타카당에서 한 직원이 흑인 여성을 따라다니며 감시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배우이자 강사 이사베우 올리베이라(43)는 당시 가족과 함께 식료품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았다가 경비원의 주시 대상이 됐다.

올리베이라는 "내가 가는 곳마다 경비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시야에 들어왔다"며 "이상해서 쳐다보면 딴청을 피우다 다시 자리를 옮기면 쫓아오는 일이 30분 동안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불편함을 느낀 올리베이라가 남성에게 다가가 "내가 가게에 어떤 위해를 가했느냐"고 묻자 남성은 "그런 일이 없다"며 상황을 부인했다.

올리베이라는 해당 매장 측에 이를 항의했으나 매장은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부당한 접근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올리베이라는 "부당한 인종 차별"이라며 속옷 차림으로 마트를 찾아 카트를 밀며 항의에 나섰다. 몸에 '나는 위협인가'라는 문구를 적은 채였다.

올리베이라는 "도와줄 것이 있냐"고 다가온 경비원에게 "날 도와줄 필요 없다. 나는 당신의 일을 더 쉽게 만들어주고 있다. 셔츠와 바지를 벗은 상태에서 어떤 제품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올리베이라는 이러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매장은 프랑스 업체인 까르푸에서 운영하는 대형마트 체인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 네티즌은 까르푸 측의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도 이날 3기 정부 출범 100일 연설 전 이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브라질에서의 인종 차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까르푸 경영진은 (차별을) 하고 싶으면 본국에서 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질에서 까르푸의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포르투알레그리의 한 까르푸 매장에서는 흑인 남성이 경비원에게 반복적으로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도시의 일부 시민은 까르푸 매장 시설물을 파괴하는 등의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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