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없이 ‘초미세먼지’ 잡는다

2023. 4. 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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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를 이용해 필터없이 초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김학준 박사는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아 지하철 역사와 같은 대면적 공간에 많은 양의 청정공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무필터 정전기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로 기존 정전기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하철 역사 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건물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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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세사 방전극·비금속 탄소판 이용
기계연, 세계 최초 기술개발 성공
대전 유성온천지하철 역사내 설치
초미세먼지 농도 90%저감 확인
김학준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지하철 대전역 ‘초미세먼지 Zero 리빙랩’에서 무필터 공기청정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무필터 공기청정기.[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정전기를 이용해 필터없이 초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정전기력으로 초미세먼지를 모아 바람을 통해 세정할 수 있는 무필터 공기청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대면적 실내 공간인 지하철 역사 내에서 실증도 진행 중이다.

김학준 박사 연구팀은 무필터 방식 초미세먼지 저감장치 개발을 위해 극세사 방전극과 비금속 탄소판을 이용해 저배압 모듈을 만들었다. 이 모듈에 수 와트 수준의 낮은 전류를 흘려보내면 지하철 역사 내부로 퍼져 부유해 있는 초미세먼지를 만나 정전기를 띠게 만드는 공기 이온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이온이 붙어 있는 초미세먼지는 공조기와 공기청정기로 흡입돼 정전기를 끌어당기는 집진부에 포집된다. 포집이 누적돼 정화 능력이 떨어지면 집진부 앞에 강한 바람을 일으켜 초미세먼지를 집진부에서 분리하고, 동시에 뒷면에서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흡입해 물을 이용하지 않고 건식으로 세정한다.

연구팀은 현재 이 기술이 적용된 공조기와 공기청정기를 대전교통공사 유성온천역 지하철 역사에 설치해 실증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유입되는 공기 중 초미세먼지의 농도를 최대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향후 지하철 역사뿐 아니라 대전 지하철 서대전네거리역, 오룡역, 중구청역 등으로 이어지는 터널에도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된 필터 방식의 공기청정 기술은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바람을 막아 압력 손실이 크고, 이에 따라 전기소모량이 많았다. 또 필터를 자주 교체해 연간 최소 수십억원의 교체비용이 발생했다.

기존 정전기 집진방식을 이용한 공기청정기는 이온을 만들면서 많은 오존을 발생시키고, 세정시 집진부를 물로 씻어야 하기 때문에 말리는데 최소 1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겨울철 세정수 배관의 동파와 세정 후 폐수 발생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이온 발생시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집진부 세정시 물 대신 바람을 사용해 2차 오염 발생 가능성이 없고 전력 사용도 80%를 절감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이 기술은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 전문기업에 기술 이전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학준 박사는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아 지하철 역사와 같은 대면적 공간에 많은 양의 청정공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무필터 정전기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로 기존 정전기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하철 역사 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건물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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