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가격인하 경쟁 치열한 중국 車시장, 판매는 왜 줄었을까
올해 1분기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 넘게 감소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완성차 기업들이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관망세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다리면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준 셈이다.
1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승용차협회는 1분기 승용차 판매량이 426만1000대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491만5000대)보다 13.4%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2019년 1분기 507만8000대를 기록했지만 2020년 1분기엔 코로나19 영향으로 40.6% 급감했다. 이후 2021년 1분기 509만2000대로 다시 살아났지만, 지난해 1분기 다시 500만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2년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1분기엔 감소폭이 지난해 1분기 기록한 수준(-3.5%)보다 크게 확대됐다.
협회는 1분기 판매량 감소에 대해 “올해 춘절(중국의 설) 연휴가 일찍 시작되면서 자동차 구매 수요 중 일부가 지난해 말로 앞당겨졌다”며 “중국 당국이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데다, 자동차 회사들의 판촉 행사들도 소비자들의 관망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가격 경쟁이 한창이다. 시작은 테슬라였다. 지난 1월 테슬라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와 보급형 세단 모델3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각각 2만9000위안, 3만6000위안씩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에 모델Y의 중국 판매가는 28만8900위안(약 5530만원)에서 25만9900위안(약 498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미국(6만5900달러·약 8695만원), 한국(8499만원) 가격보다 40%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에 중국 1위 토종 전기차 업체인 BYD도 지난 한 달간 SUV 쑹(宋)플러스와 세단형 실(Seal)의 가격을 각각 6888위안(약 132만원), 8888위안(약 170만원)씩 내렸다. 중국 3대 신생 전기차 군단으로 불리는 니오, 샤오펑, 리오토도 가격 할인에 가세했고, 글로벌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벤츠도 자사 전기차를 최대 7만위안(약 1340만원) 인하했다. 이같은 가격 인하는 내연기관차 시장으로까지 옮겨붙어 둥펑차, 창안차, 지리차, 상하이차도 대규모 할인에 나섰다.
그럼에도 소비자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것은 가격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BYD는 신에너지차의 가격 문턱을 더욱 낮추기 위해 각 차종의 ‘챔피언 에디션’을 출시할 예정으로, 이미 지난 2월 중국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친(秦) 플러스 DM-i의 챔피언 에디션을 출시했다. 왕촨푸 BYD 회장은 최근 “올해 판매 목표를 300만대로 제시하면서도, 360만대 판매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YD의 지난해 판매량은 186만대였다.
중국 지방 정부·기업과 글로벌 기업간 합작 브랜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1분기 판매량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1분기 자체 브랜드 승용차 판매량은 21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합작 브랜드의 판매량은 149만대로 25% 급감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과 폭스바겐의 합작법인은 31.7%, 상하이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인 상하이GM은 32.3%, 광치혼다는 29.6%, 광치도요타는 10.9%씩 각각 감소했다.
핑안증권은 합작 브랜드의 판매 부진에 대해 중국 및 외국 주주들의 요구사항이 각각 다르고, 외국 기업의 지분비율 확대 요구와 중국의 독자적 발전 모색 등이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합작 브랜드의 경우 신에너지차 경쟁력이 약한 데다, 모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제대로 녹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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