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권여당 지도부 말의 품격은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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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사람에 대해서는 차후 자격 평가 시 벌점을 매기겠다."
지난 6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다르게 말하면 떨어진 말의 품격을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에서 말의 품격이 사라졌다고 볼만한 일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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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사람에 대해서는 차후 자격 평가 시 벌점을 매기겠다.”
지난 6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잇따른 ‘설화’로 물의를 빚은 당 최고위원들을 향한 경고였다. 다르게 말하면 떨어진 말의 품격을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에서 말의 품격이 사라졌다고 볼만한 일이 이어졌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취지 발언에 이어,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 ‘4·3사건 기념일은 삼일절·광복절보다 격이 낮다’ 등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4·3사건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민생특위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다. 선출직 지도부 세 명이 자신의 발언이 갖는 무게와 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도부 입장을 정제된 표현으로 전해야 하는 수석대변인 말의 품격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법’ 관련 헌법재판소 결과가 나온 날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헌재 결과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라며 “기자들도 공부해야 한다. 무슨 말했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는 표정인데”라고 한 바 있다. 기자를 동등한 관계로 인식했다면 쓰지 않았을 말이었다.
말의 품격. 백범 김구 선생은 “말은 거칠게 말할수록 거칠어지고, 음란하게 말할수록 음란해지고, 사납게 말할수록 사나워진다”고 했다. 지금 집권여당 지도부의 발언들은 ‘가볍게 말할수록 가벼워진다’ 정도에 해당하지 않을까.
정치인들은 본인의 말이 갖는 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집권여당의 지도자급 정치인이라면, 그 언행이 제도·정책, 법안 등을 비롯해 국가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이미 한 말들은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없었던 일로 되돌릴 수도 없다. 지금부터라도 말 한 마디에 신중해지길 바란다. 그게 집권여당 지도부가 지녀야 하는 말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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