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초미세먼지 90% 박멸"…필터 없는 공기청정기술 나왔다

김인한 기자 2023. 4.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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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정전기만을 이용해 초미세먼지를 박멸하는 기술을 최초 개발했다.

기존 공기청정 기술은 필터를 거쳐 초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방식을 뛰어넘은 기술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11일 정전기력으로 초미세먼지를 모아 바람을 통해 세정할 수 있는 무(無)필터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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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硏, 정전기로 초미세먼지 저감시키는 무(無)필터 공기청정 기술개발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기계硏, 정전기로 초미세먼지 저감시키는 무(無)필터 공기청정 기술개발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정전기를 활용한 미세먼지 박멸 기술. / 영상=한국기계연구원
공기청정기에서 이온이 발생되고, 그 이온이 미세먼지와 결합해 박멸된다. / 사진=한국기계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정전기만을 이용해 초미세먼지를 박멸하는 기술을 최초 개발했다. 기존 공기청정 기술은 필터를 거쳐 초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방식을 뛰어넘은 기술이다. 최근 대전 지하철 유성온천역에 설치돼 초미세먼지 농도를 최대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11일 정전기력으로 초미세먼지를 모아 바람을 통해 세정할 수 있는 무(無)필터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계연 친환경에너지변환연구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2020년부터 3년간 연구에 매진한 끝에 만들어낸 결실이다.

기존 공기청정 기술은 보편적으로 필터 방식이다. 필터는 집진(集塵·먼지를 잡는 일) 능력이 뛰어난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먼지가 필터에 쌓이면 바람을 막아 압력 손실이 크고, 그에 따른 전기소모량도 컸다. 지하철 등 공공시설에서 활용되는 공기청정기는 필터를 자주 교체해 연간 교체 비용으로 수십억원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정전기 집진방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공기청정기가 이온을 만들어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존 방식은 공기청정기가 이온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오존을 발생시켰다. 또 세정 시 집진부를 물로 씻어야 하는 만큼, 겨울철 세정수 배관의 동파와 세정 후 폐수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대전 유성온천역에 설치된 공기청정기. /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이온을 발생시키는 장비. /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이에 기계연 연구팀은 무필터 방식 초미세먼지 저감장치를 개발했다. 극세사 방전극과 비금속 탄소판을 이용해 저배압 모듈을 만들었다. 이 모듈에 수㎾(킬로와트) 수준의 낮은 전류를 흘려보내면 지하철 역사 내부로 퍼져 부유해 있는 초미세먼지를 만나 정전기를 띄게 만드는 공기 이온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이온이 붙어 있는 초미세먼지는 공조기와 공기청정기로 흡입돼 정전기를 끌어당기는 집진부에 포집된다. 포집이 누적돼 정화 능력이 떨어지면 집진부 앞에 강한 바람을 일으켜 초미세먼지를 집진부에서 분리하고, 동시에 뒷면에서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흡입해 건식으로 세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전 유성온천역에서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최대 90% 이상 줄였다. 또 공기청정기가 이온을 만들 때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집진부 세정시 물 대신 바람을 사용해 2차 오염 발생 가능성이 없다. 전력 사용도 80%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학준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아 지하철 역사와 같은 대면적 공간에 많은 양의 청정공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지하철 역사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건물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업에 이전돼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공기청정기와 공조기 등은 현재 실증 중인 대전 유성온천역에 이어 서대전네거리역, 오룡역, 중구청역 등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건식으로 세정할 수 있는 기술. / 영상=한국기계연구원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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