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뇌전증·우울증’ 라비 징역 2년, 나플라 징역 2년 6월 구형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4.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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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사진|유용석 기자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그룹 빅스 라비(본명 김원식·30)와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31)에 징역 2년, 징역 2년 6월이 각각 구형됐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판사 김정기) 심리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 등 8명에 대한 1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라비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관련 의혹이 알려진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라비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답하며 고개를 숙인채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나플라는 구속기소된 탓에 수의를 입고 재판에 나섰다.

라비는 브로커 구모 씨, 김모 씨 등에 뇌전증을 거짓으로 꾸며내고 병무청에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는다. 라비와 나플라의 소속사 대표 김모 씨도 병역 면탈 공모 혐의로 피고인석에 섰다.

라비. 사진|유용석 기자
검찰은 소속사 대표 김씨에 대해 “김원식(라비), 최석배(나플라)가 입소해 군 복무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병역 브로커에 연락해 병역 의무 면탈을 의논하고 모의했다. 이와 관련 브로커에 총 5000만원을 2회에 걸쳐 지급했다”고 밝혔다.

라비는 해당 공소 의견에 이견이 있냐고 묻자 “이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라비에게 징역 2년, 나플라에게 징역 2년 6월을 각각 구형했다.

라비는 2012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기관지 천식으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지속해서 병역을 미루다 2019년 재검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21년 3월 구씨를 만나 허위 뇌전증 진단을 통해 5급 면제를 시도했다.

라비는 이른바 ‘허위 뇌전증 진단 시나리오’에 따라 적극적으로 허위 뇌전증 환자같은 연기를 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을 추가 처방받아 뇌전증 의심 소견이 적힌 병무용 진단서를 받았고,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 면제를 시도했다.

라비는 적정양의 뇌전증 약을 복용해 실제로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냈고, 지난해 5월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가 그 해 9월 4급으로 재판정돼 10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나플라. 사진|나플라 SNS
라비와 같은 소속사인 나플라는 2016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을 받은 뒤 여러 차례 병역을 연기하다 2020년 10월 재검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4급 판정을 받았다.

나플라는 2021년 2월 더는 병역 연기가 불가능해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구씨의 조언에 따라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가장해 사회복무요원 분할 복무를 신청했다.

당시 나플라는 서초구청 담당 공무원과 면담하면서 정신질환이 극심해져 자살 충동이 생긴다며 복무가 불가능한 것처럼 꾸며냈다. 이후 서울지방병무청 담당자와 서초구청 공무원들은 나플라가 서초구청에 출근한 적이 없는데도 정상 근무한 것처럼 일일 복무상황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조기 소집해제를 돕기로 공모했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라비와 소속사 대표 김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나플라와 서초구청·병무청 공무원을 구속기소 했다. 브로커 구씨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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