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풀린 청량리 65층 아파트, 분양권 ‘헐값’에 팔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롯데건설

지난 7일 서울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지만 실거주, 양도세 규제가 아직 그대로여서 별다른 변화는 없는 가운데, 드물게 거래되는 분양권의 가격 역시 호가보다 수억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심리 악화의 영향을 분양권도 피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완화된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면적 84㎡가 3건(13·54·62층) 거래됐다. 거래 금액은 10억9000만~11억6670만원으로, 2019년 분양 당시 해당 층수 분양가가 9억3000만~10억600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프리미엄(웃돈)이 1억원 수준에 그쳤다.

현재 온라인에 나와있는 같은 평수 매물 호가(17억원)에 비해 7억원이나 저렴하고, 분양 당시 해당 아파트가 입주 시점엔 15억원을 넘을 것이라던 기대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매제한이 풀린 당일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매도인이 잔금을 내기 힘들고, 전세를 맞추기도 어려워 내놓은 급매물들로 추정된다. 양도세 60%와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매도인이 챙긴 실수익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매 제한이 풀렸지만 여전히 실거주 의무가 남아있는 분양권이 많고 양도소득세도 높아 분양권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분양권은 당첨 1년 내 팔 경우 시세차익의 70%, 2년 이내는 60%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지방소득세 10%를 가산하면 실질 세부담은 66~77%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서울에서 당장 분양권 매도가 가능한 단지는 13곳이지만,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