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치열한 첩보활동…국가보안체계 점검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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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 등 우방을 도청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 한미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내부의 보안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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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4강 모두 한국 첩보활동…내부 단속 우선”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다른 채널 통해서 풀어야”
[헤럴드경제=신대원·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 등 우방을 도청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 한미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내부의 보안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북부연구센터장은 11일 “미국이 한국 뿐 아니라 동맹과 우방을 상대로 첩보활동을 벌인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일”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보면 첩보활동을 벌였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민감한 기밀문건이 유출됐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이어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문제”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실 보안시스템을 비롯해 국가보안체계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첩보활동을 펼쳤다는 것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한국이 그만큼 미국 국익과 세계 안보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는 얘기”라면서 “동맹인 미국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4강 모두 한국을 상대로 사실상 치열한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외교문제로 비화시키기 이전에 우리 내부를 단속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일단 소 잃었으니 외양간부터 고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데도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 문제를 한미정상회담과 연계시켜 처리할 필요는 없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우리가 미국과 협의하고 합의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으니 정상회담과 다른 별도의 채널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다만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비롯한 한미 공동 대응 방안 도출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SA) 등 한국 경제에 사활이 걸린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도청 논란을 정상회담 테이블까지 끌고 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도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도청 논란 해소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군사기밀 누출 언론 보도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전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오스틴 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공개된 미국의 한국 대통령실 도청 의혹의 진위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게임 채팅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가 유출됐다고 들었는데 정말 일어났던 일인지, 진짜 사실이 무엇인지가 관건”이라며 “사실 규명이 안된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내 미 국무부는 해당 문서 유출 경위에 대해 공식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며 미 국방부와 법무부는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논란이 된 문서는 미 합동참모본부가 국가안보국(NSA),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보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hindw@heraldcorp.com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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