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나온다, NC의 ‘반전의 열흘’
새 외인 부상 중에도 홈런포 다각화 부문 1위
박세혁, 오영수 2방씩에 김주원 등 새싹 가세
프로야구 NC의 새 시즌 가장 큰 걱정은, 팀 타선에서도 홈런을 터뜨릴 거포가 부족한 점이었다. NC는 지난 겨울 전력 유출이 가장 도드라진 팀이다. 포수 양의지와 내야수 노진혁, 외야수 이명기에 셋업맨 원종현 등 주축선수들과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결별한 가운데서도 홈런 생산력이 있는 양의지와 노진혁의 이탈이 특히 신경쓰일 만했다. 양의지는 지난해 20홈런, 노진혁은 15홈런을 때리며 팀 내서 장타 지분이 높은 타자들이었다.
NC가 지난해 타율 0.296에 OPS 0.826 16홈런 85타점을 올린 닉 마티니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트리플A 홈런왕 출신 제이슨 마틴을 새 외국인타자로 영입한 것도 홈런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었다.
사실은 그 대목에서 시작부터 탈이 나는 듯했다. 마틴은 개막 4경기째인 지난 5일 잠실 두산전 도중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2경기 연속 교체되더니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팀홈런 6위(105개)로 그런대로 버텼던 NC로서는 장타 생산력에서 이래저래 걱정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면 일단 출발 구간에서는 대반전의 행보다. NC는 지난 주말까지 개막 이후 8경기를 치른 가운데 팀홈런 7개로 두산과 함께 부문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극 초반이지만 홈런이 터져 나올 포문이 다양해진 것이 NC로서는 무엇보다 반갑다. 마틴이 홈런 1개만을 때리고 1군 무대에서 잠시 내려왔지만, 포수 양의지의 대안으로 FA로 영입한 박세혁과 지난해부터 장타력을 슬그머니 기대를 모은 1루수 오영수가 각각 홈런 2개씩을 터트리고 있다. 여기에 김주원과 김성욱이 한 차례씩 손맛을 봤다.
NC는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전문가 그룹의 설문에서는 꼴찌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 지난 주말까지는 5승3패를 기록하며 보편적 평가를 뛰어넘는 레이스를 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홈런 생산력을 보이는 팀타선의 전반적인 호조가 돋보인다. NC는 새로운 주중 시리즈로 들어가며 팀 타율 1위(0.297), 팀 OPS 1위(0.783)에 올라 있다.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허리 부상으로 복귀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어 마운드에도 구멍이 커 보였지만, 이 역시 아직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NC는 팀 평균자책도 2.61로 LG(2.47)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또 양의지의 이적만큼 커보였던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의 공백은 새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가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으로 가뿐히 메우고 있다. 그간은 뭔가 될 듯 하면서도 결국에는 부족했던 우완 송명기 또한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출발이 굉장히 좋다.
예상은 나오지만, 매번 예상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프로야구 장기 레이스다. 올시즌 반전의 흐름은 일단 NC가 만들고 있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너무 멀어 현재의 페이스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의미를 보자면 개막을 앞두고 쏟아진 각종 물음표 중 일부는 지우고 달릴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됐다. NC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출발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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