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북한 정기통화 불응 강한 유감···김정은 현명한 선택해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1일 북한의 남북 통신연락선 일방적 차단에 대해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북한은 그동안 우리의 통지문 접수를 거부하는 등 남북 간 연락 업무에 무성의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데 이어 급기야 4월7일부터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간 정기 통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날도 연락사무소와 기계실 통신시험선, 동·서해 군 통신선을 통한 업무개시 통화에 불응했다.
권 장관은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가동 행위도 규탄했다. 권 장관은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남북 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러한 위법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정부는 4월6일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의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국제 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 명의 성명 발표는 2013년 7월 류길재 장관의 개성공단과 인도적 지원 관련 성명 이후 10년 만이다. 그만큼 정부가 이번 성명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권 장관은 “북한이 잘못된 길을 버리고 역사의 흐름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직접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게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고 그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데다가 지난 7일부터는 남북 통신선에도 불응하고 있다”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통해 계속해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음을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의 이런 행동은 민족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북한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서도 옳지 않다”며 “어떠한 길을 이 순간에 선택해야 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서 옳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심화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남북 긴장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나갈 계획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제가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북한의 이런 식의 긴장 고조 행위는 우리 한반도 전체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북한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는 차원에서 발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권 장관은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가동 관련한 법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묻자 “합의서에 기초해 구체적인 법적 조치를 하는 데 상당히 제한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어떤 법적 조치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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