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쿨 무명 디자이너 옷 K팝스타와 연결 시너지 창출
명품과 SPA브랜드 사이
중간지점 개척하려 노력
문제는 패션시장이 명품(루이비통)과 SPA브랜드(유니클로, 자라)로 양분됐다는 것이다. 모두 거대자본이 장악한 영역이다. 중간지대가 없다보니 패션의 ‘다양성’이 크게 훼손된다. 글로벌 탑 패션스쿨서 한 해 졸업생이 2000여명인데 이 중 선택받은 일부만 명품회사에 입사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나머지 99.9%는 꿈을 접는다.
명품과 SPA브랜드 중간지점을 새로 만들어서 패션 디자이너의 다양성을 높이려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어 화제다. 바로 지난 2021년 설립된 오스카퓨처라의 패션생태계인 OFOTD가 그 주인공이다. OFOTD란 OF(누구의 것)와 OOTD(Outfit of the day·오늘의 패션)를 합친 말이다.
패션스쿨 졸업자는 OFOTD와 협업해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할 수 있다. OFOTD는 이를 케이팝(K-PoP) 스타들과 매칭시켜준다. 케이팝 스타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행사를 소화해야하기에 7~8벌의 옷을 입는다. 대형기획사는 여러 협찬을 받을 수 있어 이를 감당할 여력이 됐지만 중소기획사는 그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소기획사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비용(1편에 5억원)보다 옷을 구하는 비용(1년에 10억원)이 더 많은 경우도 있었다.
유수 패션스쿨을 졸업한 무명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독특한 시제품을 만들면, 이를 중소기획사 혹은 대형기획사 스타들과 연결시켜주는 것이 OFOTD의 강점이다.
기획사 소속 케이팝 스타는 미디어에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무명 디자이너의 옷도 대중들에게 알려진다. 소비자 중에는 케이팝 스타가 걸친 무명 디자이너의 의상을 선호하는 층이 있다. 의상 가격도 값비싼 명품과 저렴한 SPA브랜드 사이에서 형성돼 있어 합리적이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지미 오스카퓨쳐라 대표는 “중소기획사 입장에선 노출시켜준다는 조건으로 옷을 대여할 수 있어서 구매비용을 아낄 수 있고, 무명 디자이너도 거대 자본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옷을 알릴 수 있어서 서로 윈윈하는 구조”라며 “향후 NFT(대체불가능한토큰)까지 발행해서 구매자도 수익 일부를 같이 공유하는 시스템까지 만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거대자본 위주의 패션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OFOTD가 국내 한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케이팝 스타들에게 일부 옷을 노출시켰는데, 매출이 2년 만에 10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입소문을 탄 덕분에 OFOTD와 협업하겠다며 신청한 아마추어 디자이너만 50여명에 달한다. 한국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베트남 등에서도 신청자가 있을 정도다.
오스카퓨처라는 2년 전 프리시리즈A서 약 2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설립 초반부터 상당히 높은 금액을 투자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대표의 약력이 큰 역할을 했다.
이지미 대표는 뷰티업계서 브랜드를 런칭해 코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다. 공동 창업자인 신우섭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팬들이 모여 콘서트를 요청하는 콘서트 메이킹 플랫폼 ‘마이뮤직테이스트’를 창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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