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 음료 제조점, 초교 인근서 PC방 무허가 영업도

MBC 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 강남 학원가에 뿌려진 ‘마약 음료’를 제조한 길모씨(25)는 초등학교 인근에서 성인 PC방 무허가 영업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MBC 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경제]

서울 강남 학원가에 뿌려진 ‘마약 음료’를 제조한 20대 남성이 성인 PC방 무허가 영업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MBC와 MBN 등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에 있는 자택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이날 구속된 길모씨(25)는 자택에서 약 3.5㎞ 떨어진 곳에서 성인 전용 PC방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길씨는 해당 PC방과 거주지를 오가며 마약음료를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초등학교가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평범한 주택가였다.

성인 PC방 등 청소년 유해업소는 학교보건법상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절대적 금지 행위 및 시설에 해당돼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내에 들어설 수 없다. 길씨는 이 PC방을 신고 없이 무허가로 한 달간 영업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강남 학원가 등에서 마약 음료를 학생들에게 건네고 마시게 한 사건에 가담한 피의자 2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이민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길씨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씨(39)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길씨는 자신의 집에서 제조한 마약음료를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보낸 혐의로 지난 7일 체포됐다. 길씨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두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구매한 뒤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일당이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중국 인터넷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해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을 동원해 벌인 신종 피싱 범죄로 보고 있다. 빈 병이 중국에서 공급된 데다 협박전화 발신지 역시 중국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길씨와 김씨 등 국내에서 검거한 피의자 주변을 수사 중이다. 또한 이번 범행의 총책이 해외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소재를 추적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한 임눌이 더 있는지 파악 중이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