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상자산 투자 빙자 다단계 사기사범 10명 기소

사기 및 유사수신규제법 위반 혐의 등 적용
블록업체 설립 후 투자자 홍보, 모집 등 역할 분담
“파일코인 채굴 사업 투자하면 수익 보장” 투자자 현혹
코인 채굴 데이터 분석 등으로 범행 규명

서울동부지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블록체인 업체를 설립한 뒤 투자자로부터 1년간 100억원 상당의 가상 자산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11일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부장 이희찬)는 블록체인 업체 대표이사 A(39) 씨 등 10명을 사기, 유사수신규제법 위반,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가상자산 투자사업 돌려막기’ 방식과 ‘다단계․유사수신 기법’ 등을 통해 투자자 1429명으로부터 93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 일당은 가상자산 투자사업 설계, 투자자 모집, 투자 설명 및 홍보, 채굴기 관리, 전산 관리 등의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코인 채굴기 가용량과 채굴된 코인 수량 등을 속인 채 “파일코인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코인을 채굴해 원금과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일코인(FIL)은 해외 업체인 프로토콜 랩스(Protocol Labs)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A씨 일당은 코인 채굴기의 용량이 부족해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코인을 지급할 수 없었지만 이전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피해금을 돌려막는 수법으로 범행을 반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가상자산 모금 내역 및 그 사용처 추적 ▷코인채굴 관련 전자 데이터 분석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피해금의 사용처를 추적하던 중 47억원 상당의 블록체인 업체 재산을 은닉하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경찰에서 불송치 종결된 일부 피해사건도 이번 수사를 통해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의 서민 피해와 직결되는 가상자산 범죄에 엄정 대응하여 유사 피해 방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