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킬링로맨스' 황당하거나 환호하거나 ①
[김미화 스타뉴스 기자] 와 이 영화 뭐지. 마라맛 민초맛 영화가 나왔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환호하고, 낯선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영화. '킬링로맨스'(감독 이원석)가 A급 배우들을 내세운 B급 코미디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톡특, 이상, 황당이라는 단어가 먼저 튀어나오는데 왠지 사랑스럽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원석 감독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한 '킬링 로맨스'는 황당하고 색다른 이야기와 장면으로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처럼 화려한 배경속에 별난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혜성같이 등장한 스타 여래는 광고계를 주름 잡고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사랑 받았지만, 출연했던 영화에서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콸라섬'으로 도피한다. 그 곳에서 재벌이자 환경운동가인 조나단 나를 만난 이하늬는 그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결혼 7년 후, 두 사람은 조나단의 사업을 위해 한국에 돌아온다. 운명 같은 만남으로 결혼했지만 여래는 조나단의 예쁜 트로피이자 인형같은 아내로 살고 있었다. 49kg의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먹고 싶은것도 먹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집안에서 남편이 선물해주는 명품백만 받으면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여래에게 영화 출연 제안이 들어오고 여래는 다시 배우로 복귀를 꿈꾸지만 조나단은 이 꿈을 꺾는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반발하는 여래에게 그는 놀이를 가장한 폭력을 행사한다.
힘들어하던 여래는 자신의 옆집에 살고 있는 4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난다. 범우는 자신이 좋아하던 배우 여래가 7년 만에 돌아와 옆집에 사는 것을 알게 됐고, 그녀가 남편 조나단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여래를 도와서 조나단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같은 배를 탄 여래와 범우의 조나단 죽이기가 '킬링 로맨스' 속에서 펼쳐진다.
단순한 스토리 속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캐릭터다. 말도 안되는 4차원 캐릭터들이 각자의 몫을 해내며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살신성인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이하늬는 자신의 필모 사상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정말 바비인형 같은 미모의 이하늬는 조나단의 가스라이팅 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래의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남편을 죽이기 위해 범죄를 모의하다가도 한 순간에 노래를 부르며 뮤지컬 영화로 장르 전환을 하는 여래는 이하늬라 가능한 캐릭터였다.
이선균은 많은 것을 내려놓고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조나단을 표현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조나단 캐릭터는 뻔뻔함이 없다면 절대로 연기할 수 없었을 터. 이선균은 안 어울릴듯 하지만 어울리는 모습으로 조나단 캐릭터를 그려냈다. 공명 역시 순수하면서도 엉뚱한 범우 캐릭터에 안성맞춤인 캐스팅이다.
영화는 장르를 넘나든다. 로맨스, 코미디, 액션, 뮤지컬, 스릴러까지. 그 어떤 장르도 '킬링로맨스' 안에서 캐릭터들에 의해 소화된다. 특히 이 영화 내내 울려퍼지는 노래 H.O.T의 행복과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이즘'은 '행복'을 가스라이팅 하려는 남편과, 자신의 삶을 찾겠다는 아내의 이야기로 치환되며 작품을 끌고 간다. 뜬금없이 노래가 흘러나와 당황스럽다가도, 영화가 끝나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힘이다.
'남자사용 설명서'를 통해 이미 이 장르 최적화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이원석 감독은 자신의 특기를 마음껏 펼쳐냈다. 그의 바람대로, 그동안 한국영화계에 없던 새로운 영화가 만들어졌다. 적재적소에서 '열일' 하는 캐릭터들은 자신도 모르게 관객을 웃게 만든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배꼽을 잡고 웃을 것이고, 낯선 관객들도 자신도 모르게 웃은 뒤 멋쩍어진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낯선 허들을 넘으면, 배꼽을 잡게 될 수도 있다. 내가 마라탕을 좋아하는지, 혹은 민트초코칩을 좋아하는지 맛을 봐야 확인이 가능할 듯 하다. 궁금하다면 극장으로 달려가보자.
4월 14일 개봉. 15세 관람가.
P.s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부터 준비했다는 '타조' 장면에서는 여러 의견이 갈릴 것 같다. 관객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해진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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