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한동훈 장관만 하란 법 없어, 국무총리 어떤가"

2023. 4. 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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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이대로면 총선 어렵다…尹 생각 바꿔야"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정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내년 총선 전망과 관련해 여권에 쓴소리를 건넸다.

윤 전 장관은 1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 동향을 언급하며 "(긍정평가가 30% 초반, 부정평가가 60%대인 것은) 대통령한테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 지지도가 그때까지 이런 답보 상태를 보이면 선거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총선 결과 전망에 대해서는 "그건 누구도 지금 뭐라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는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가느냐가 좌우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지금 같은 방식을 계속 유지하면 여소야대를 뒤집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도 생각을 좀 바꿔야 한다. 무슨 검찰조직 통솔하듯이 정당이 대통령의 말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민주정당이 이미 아니니까, 그렇게 보이면 국민들한테…(나쁘게 보일 것)"라고 지적했다 .

윤 전 장관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해 "당이 지난번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언론에 공공연히 '윤심당'이라고 다 이미 규정이 돼버렸다"며 "대통령만 쳐다보고 추종하는, 어떻게 보면 맹종하다시피 하는 그런 당으로 가서는 국민적 신뢰를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신임 대표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까지 언행을 보면 자기 색깔이 분명히 있는 분 같지도 않고 자기 색깔을 분명히 드러낼 것 같지도 않다"며 "대통령은 워낙 카리스마가 강하지 않느냐. 그래서 만약에 당이 그냥 대통령한테 아무 소리 못 하고 끌려가는 모양새를 계속 보인다면 유권자들이 심판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기국회를 잘 치르면 내년 선거 분위기가 좀 달라질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년 선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며 "정기국회 준비를 잘해서 국정감사도 충실하게 해야 한다. 여당이라고 덮어놓고 총대만 맨다든가 이렇게 하면 내년 선거 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권 내 차기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장관에 대해, 윤 전 장관은 '한동훈 총리설'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에 대통령 후보감들이 몇 명 있다. 예를 들면 원희룡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시장 등"이라며 "그러니까 지금 꼭 한 장관을 당에서 차출해서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야만 하느냐"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장관을 더 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윤 전 장관은 "아니, 꼭 장관만 하라는 법 있느냐? 국무총리 하면 안 되느냐"고 했다. 그는 "국무총리를 하면 국정의 전반을 익히게 된다. 지금까지는 검사만 평생 하다가 법무장관 하니까 또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니까 다른 세계를 잘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총리를 하면) 국정 여러 분야를 섭렵을 하고 머리가 좋으니까 남보다 빠른 시일 내에 습득할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특정한 직책을 거명한 건 좀 그런데, 예를 들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 자리가 행정 여러 부처의 업무를 통괄하니까 빨리 익힐 수 있고, 국회 나가서 정치적 답변도 많이 해야 되니까 여러 가지로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렇게 소양을 기른 다음에 정치권에 들어와서 대통령을 해도 늦지 않지 않느냐"고 부연했다.

여당 일각의 '전광훈 논란'에 대해서는 "신경쓸 일이 아니다. 개신교 목사라는 양반이 '하나님 너 나한테 죽어' 그랬으면 갈 데까지 간 거 아니냐"며 "그러니까 그런 말 하시라고 그러고 우리는 그냥 우리 일 하면 되는 거지 뭘 거기에 신경을 쓰느냐",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그분이 무슨 말씀을 하든 자기들 갈 길 가면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리더십 문제를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재명 체제의 유지 여부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장동 사건이 처음에는 엄청나게 폭발력이 있을 것처럼 여겼는데 지금 진행되는 거 보면 지지부진 시간을 끄는 것 같은 모양이 보인다"며 "그러나 그것 말고도 또 여러 개가 있다는 거 아닌가. 그런 리스크가 분명히 있는 건 사실이니까 어느 시점에서 잠깐 물러나는 가능성이 아직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물러남'의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 다들 예측하는 게 연말연시 아니냐"고 했다.

최근 장인상으로 일시 귀국한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해서는 혹평을 했다. 그는 민주당 내의 '이낙연 역할론'에 대해 "전직 국무총리를 지낸 분이고 당 대표를 지낸 분이니까 나름 역할이 왜 없겠느냐"면서도 "그러나 모르겠다. 그동안 미국 가 있는 동안에 얼마나 변했는지 모르겠으나 전에 미국 가기 전에 정치할 때 그 양반 스타일을 보면 늘 가치중립적이다. 늘 '엄중하게 본다'고 해서 젊은이들이 비아냥거리는 말로 '미스터 엄중'이라는 별명까지 붙였었지 않느냐.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가 있는 동안에 돌아와서 바뀌었으면 몰라도, 종전에 당에서 대표할 때 같은 스타일이면 제가 볼 때는 정치적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그는 "그 양반이 국무총리 할 때는 그 어법이 참 효과적인데, 원래 국무총리라는 자리는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고 늘 무난한 답변을 해야 되는 자리 아니냐"며 "그런데 여당 대표든 야당 대표가 정치 지도자가 되면 자기 생각을 얘기해야 한다. 그런데 늘 피해가는 답변을 한다. 그렇게 자기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거기서 오는 부담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는 정치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자료사진).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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