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회 연속 동결 연 3.50%…“경기둔화 우려”
“인상 끝났다” 금리 인하 기대감도
여전히 인플레 우려…인하 시기상조
이는 지난 2월에 이어 2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3월에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가 없었다. 한은은 지난해 4월과 5월, 7월(빅스텝, 0.5%포인트 인상), 8월, 10월(빅스텝), 11월 이어 올해 1월까지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약화됐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한미 간의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과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우려, 중국 리오프닝 등 물가 복병이 여전해 금리 인상 요인이 있으나,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경기 부진, 정부의 경기둔화 진단 등을 더 크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진정과 국내 물가 안정을 확인한 한은이 고려할 부분은 국내경기 상황”이라며 “수출과 소비의 동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3월 수출은 55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줄었고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한 모습이다.
소비 역시 줄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합친 전체 카드의 평균 승인액은 지난 2월 4만385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줄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2.4% 감소했다.
수출과 소비가 모두 부진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는 정부의 인식에서도 드러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3월호’에서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과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앞서 ‘최근 경제동향 2월호’에서 처음 사용했던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라는 표현을 이달 3월호에서는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바꾸면서 경기둔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경기가 계속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우려를 내비친 셈이다.
시장은 한은이 경기둔화를 우려해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보면서 이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한은이 물가 하락 속도와 국내경기 상황을 지켜보면서 금리 인하 시점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견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실제 연준은 3월 FOMC를 통해 추가로 한번 만 더 금리를 올리고 나면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점도표에서 공식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은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며 “이미 기준금리 수준 자체가 충분히 통화긴축 영역에 진입한 만큼 인상 마무리를 인하 개시로 평가하는 견해들도 커지고 있다. 한국도 주요 금리들이 일제히 기준금리 부근에 위치하며 인하에 대한 프라이싱을 거듭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고 국제유가 복병 등 올해 상반기까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낮추기는 어려워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해 전월의 4.8%에서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0%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며 “여전히 근원물가의 하락폭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결정이 국제유가 급등을 초래할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하나, 수요 둔화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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