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맛집' 토요타, '전기차' 전략 통할까

사토 코지 토요타자동차 사장(가운데)이 전기차 관련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제공=토요타자동차

일본의 토요타자동차가 전기차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동안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에 매달리는 중에도 하이브리드차에 힘을 주며 여유를 보여온 토요타의 갑작스런 발표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린 상황.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7일 사업설명회 자리에서 2026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150만대 판매목표를 밝혔다. 2030년까지는 30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고 연간 350만대 판매계획을 세웠다.

토요타는 그동안 전기차가 등장하더라도 내연기관차와 공존하는 시기가 짧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하이브리드차에 힘을 줬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중국의 급격한 전기차 전환 등 주요 시장에서의 변화가 예상보다 큰 탓에 이에 적극적인 대응 없이는 글로벌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본 것.

대표적으로 2021년 미국 시장에서 GM(제너럴모터스)을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GM에 추월당했다. GM은 지난해 2.5% 판매가 늘어 226만대를 팔았는데 토요타는 9.6% 줄어 211만대를 기록했다. GM은 지난해 미국 시장 전기차 점유율이 전년 4%에서 8%로 높아졌다.

이 같은 이유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도 예고했다. 2025년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전용 플랫폼 개발 계획도 소개했다. 미국의 IRA와 글로벌 전기차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전기차에 힘을 주지만 하이브리드차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토요타의 배터리전기차(BEV) 전략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가 포함된다. 기존엔 PHEV가 한 번 충전으로 50km쯤을 주행할 수 있던 것과 달리 200km이상 주행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핵심이다. 토요타는 이를 두고 '실용적인 BEV'로 정의하는데 오히려 하이브리드 기술을 고도화하며 순수전기차와 함께 '투 트랙' 전략을 세운 것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의 자금력과 기술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의 트렌드를 얼마나 잘 읽고 흐름을 주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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