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삼일회계법인,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알리다

선배들이 판을 깔아주었고, 동료들은 뒤를 든든히 받쳤다. 그들은 이렇게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삼일회계법인은 9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EVISU SPORTS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1차대회 B조 예선에서 후반에만 22점을 몰아치는 등, 25점을 몰아넣은 이성윤(7리바운드 3스틸)을 필두로 나형우(12점 9리바운드)가 뒤를 받친 데 힘입어 삼성SDS 추격을 47-35로 따돌렸다.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삼일회계법인에 이날 경기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이성윤을 필두로 김병곤(3점), 박태진(1점 9리바운드), 김규일, 박정호(5리바운드) 등 젊은 피들이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배들이 보인 투지에 화답하듯, 나형우, 류광민(3리바운드), 김병웅(4점 11리바운드 4스틸) 등 선배들도 이들 뒤를 든든히 했다.

삼성SDS는 한대군이 3점슛 2개 포함,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나한석(9점 3리바운드)이 나서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조재윤(3점 5리바운드), 신병관(3점 5리바운드), 이량(2점 6리바운드), 심현철(2점 6리바운드), 김정현(5리바운드)은 노장 박재우, 김남균과 함께 코트 이곳저곳을 누비는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인하여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삼성SDS는 한대군이 앞장섰다. 3점라인 밖에서 슛을 꽃아넣었고, 상대 수비 빈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는 등, 1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었다. 막내 활약에 형들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었을 터. 신병관, 조재윤이 골밑에서, 이량, 나한석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한대군 활약을 도왔다.

삼일회계법인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나형우를 벤치에서 출격 대기시키는 대신, 박태진, 김규일, 이성윤, 김병곤이 나섰다. 골밑은 김병웅이 후배들과 함께 든든히 지켜냈다. 이들은 리바운드 다툼에 밀리지 않았고, 득점을 올리기를 반복했다,

2쿼터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SDS는 심현철, 이영호, 김정현을 투입, 골밑에 활력을 더했다. 박재우, 김남균도 후배들과 함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삼일회계법인은 벤치에서 대기중이던 나형우, 류광민을 투입, 반격에 나섰다. 나형우는 속공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미드레인지, 골밑을 오가며 득점을 올렸다. 김병웅이 리바운드 다툼에 적극적으로 나선 사이, 이성윤이 득점을 올려 추를 끌어왔다.  

후반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SDS는 한대군, 나한석, 이량을 동시에 투입, 삼일회계법인 스피드에 맞불을 놓았다. 압박 강도를 높여 속공 활용을 높이려는 의도였다. 실제로 미드레인지와 속공 시도가 높아진 효과를 가져왔지만, 성공률이 낮았던 것이 그들 발목을 잡았다. 조재윤, 옥무호, 심현철이 번갈아 나서 골밑을 지켰지만,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아 공격전개에 애를 먹었다.

반면, 삼일회계법인은 이성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병웅, 나형우, 박정호, 박태진이 디펜스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데 충실했고, 이상윤에게 건넸다. 이상윤은 이를 받아 연거푸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는 3쿼터 팀이 올린 14점 모두를 책임지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4쿼터 들어서도 삼일회계법인 기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3쿼터 잡은 분위기를 살리려는 듯,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성윤이 선봉에 나섰다. 속공을 연달아 성공시켰고, 몸을 사리지 않았다. 4쿼터 초반 연달아 속공득점을 올린 뒤, 근육세레머니를 한 모습은 이날 경기 최고 명장면이었다.

삼성SDS는 심현철, 옥무호가 골밑을 든든히 지켰고, 신병관, 나한석이 3점슛을 꽃아넣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상대 속공을 막아내기에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되었다. 승기를 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성윤, 나형우를 필두로 김병곤이 3점슛을 꽃아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 경기 EVISU SOPRTS(https://www.evisusports.com/) MATCH MVP에는 후반에만 22점을 몰아치는 등, 25점 7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여 팀을 승리로 이끈 삼일회계법인 젊은 기수 이성윤이 선정되었다. 그는 ”그간 가드라인 중심을 잡아주던 (김)경훈이 형이 나오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물론, (나)형우 형 등 다른 선배들이 잘 해주었지만…. 어수선했던 탓에 예상보다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상대도 터프하게 잘했다“며 ”맞춰가는 과정이다.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요인에 대해 언급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5일, 삼성생명과 첫 경기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이에 ”심리적으로 첫 경기보다 오늘 경기가 마음이 편했고, 덜 얼어있었다. 하지만,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분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콜 플레이가 엇갈리다 보니 맞추는 데 힘들었다. 잘 되지 않다보니 파울로 끊기 일쑤였다“고 언급했다.

말 그대로였다. 전과 다른 선수구성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다 보니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열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는 ”다들 너무 의욕적이다. 한명에게 의존하기보다 비슷한 실력인지라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형들도 서로간에 호흡을 맞추는 것, 특히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강조한다. 팀 최대강점이 속공이다 보니 수비조직력과 콜 플레이를 많이 하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백미는 4쿼터 초반이었다. 속공전개 후 근육 세레머니를 펼쳐 기쁨을 유감없이 표현한 모습은 삼일회계법인이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속공을 넣고 처음 세레머니를 펼쳤을 때 분위기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었다(웃음). 그런데 뜻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며 ”두 번째 했을 때가 승부처였다. 이후에 마무리를 잘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그때 기억을 떠올렸다.

여느 때보다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가입, 패기와 열정이 남다른 팀으로 탈바꿈한 삼일회계법인이다. 이에 “처음에는 직장인이다 보니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대회에서 경기를 거듭하다 보니 더 가족같고 친구같더라. 같이 운동하는 형 느낌이다”며 “평상시에도 형들이 잘해준다. (나)형우 형이랑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데 잘 챙겨준다. 나같은 경우 농구하려고 이직한 케이스인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끈끈함을 보여주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2연승을 거둔 삼일회계법인.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상대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어렵다. 다들 잘해서 쉬운 경기는 없다고 본다. 매 경기 토너먼트라 생각하고 승리를 위해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다”며 “개인적으로는 우숭을 한번 해보고 싶다. 하지만 다치는 인원 없이 대회를 마쳤으면 좋겠다. 건강이 최우선 아닌가”라고 향후 경기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