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변성현 감독에게 누가 낙인을 찍는가[편파적인 디렉터스뷰]
· 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에 패닉 상태까지
· 호불호 갈린 ‘길복순’ 액션신, 그의 의도는
· ‘비주얼리스트’란 수식어에 대하여

무언가 귀신에 홀린 듯 엉뚱한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갈 때가 있다. 소문이 불어나고 없던 얘기까지 덧씌워 눈덩이처럼 커진다. 변성현 감독의 최근이 그랬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길복순’ 공개된 직후 극 중 장면 몇 개를 캡쳐해 그의 정치적 성향을 단정지었고, 영화를 싸잡아 끌어내리려는 이들도 있었다. 수많은 동료들과 ‘길복순’이란 배를 저어온 변성현 감독은 미안함과 억울한 마음에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해도 시원하게 즐길 수만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사실 패닉 상태였어요. 태어나서 그 사이트엔 들어가본 적도 없고 그런 성향과 거리가 멀어서 그런 논란이 있을 거라곤 예상도 못했거든요. 그런 오해를 없애고 싶은데, 저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영화 자체를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나잖아요. 영화가 재미없어서 그렇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런 이상한 논란 때문에 영화에 차질이 가니 같이 준비한 동료들에게도 미안하고, 억울하면서도 자책감마저 생긴더라고요. 다행히 1위를 했는데요. 제 이전 작품들 흥행이 잘 안 되어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성적은 예전부터 바랐던 결과기도 했어요. 이뤄진다면 엄청 신나겠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신나진 않았어요. 오히려 안도했죠.”
6일 스포츠경향이 만난 변성현 감독은 솔직한 입담가인 만큼 논란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억울하면 억울한 만큼, 미안하면 미안한 만큼 표현했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에 대해서도 한결같이 답했다.

■쟁점1. ‘일베논란’에 소환된 그 장면들은?
‘길복순’에서 국내파 하급 킬러에게는 ‘전라-순천’ 봉투를 전달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A급 킬러에게는 ‘서울-코리아’, ‘블라디보스크-러시아’라는 봉투를 주는 장면이 지역 비하 의도가 담겨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재영’(김시아)이 위인을 들먹이며 한 대사도 문제가 됐다. 하지만 이는 앞뒤 맥락을 읽지 못한 섣부른 지적이었다.
“애초 이 세계관 자체가 킬러 회사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비유해 설정한 거였어요. A급 감독, B급 감독 나눠지듯이 C급 킬러는 해외 작품을 안 한다는 의미였는데, 그게 그렇게 받아들여질지 몰랐어요. 게다가 지역은 제가 컨펌한 게 아니라서 연출부 팀들이 오히려 제게 너무 미안해하더라고요. 문제가 된 위인 대사도 그래요. 딸인 ‘재영’이 엄마인 ‘길복순’(전도연)을 떠보려고 말도 안되는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거든요. 그런 의혹이 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 했죠.”

■쟁점2. 호불호 갈린 ‘길복순’ 액션신, 그 의도는?
‘길복순’ 액션신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특히 엔딩에 등장하는 ‘차민규’(설경구)와 ‘길복순’ 사이 액션은 조금 헐겁다는 의견도 많았다. 혹은 ‘닥터 스트레인지’와 유사해 비교된다는 평도 있었다.
“그 장면은 죽기 전 주마등이 스치는 걸 고속촬영 기법으로 정해놓은 거예요. 배우들도 액션 연기에 특화된 이들이 아니라서 120%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요. 보통 액션 영화들은 타격감을 주기 위해 인서트(삽입 장면)로 주먹이 때리는 신체부위를 따곤 하잖아요. 근데 전 종종 ‘저길 어떻게 때린 거지? 대체 어딜 때린 거지?’란 질문이 드기도 했어요. 그래서 배우들이 더 피곤하고 액션 매니아가 보기엔 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이렇게 연출했고요. 전 솔직히 잘 디자인된 액션신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좋아하는 액션신이기도 해요.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와 유사성도, 그 액션신들을 거의 다 찍었을 때 그 작품이 개봉해 깜짝 놀랐죠. 만약 이전에 알았더라면 피하려고 했을 거예요. 남들이 알아주진 않지만 기시감 있는 액션은 피해가려고 노력 많이 했거든요.”

■쟁점3. 그는 비주얼리스트인가.
‘불한당 : 나쁜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등 전작으로 그를 ‘비주얼리스트’라고 부르지만, 변 감독은 오히려 황송해했다.
“‘킹메이커’ 때 어떤 분이 ‘당신이 비주얼리스트라는 의견에 전혀 동의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근데 기분 나쁘기보다는 저도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이명세 감독님 이상은 되어야 ‘비주얼리스트’로 불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촌스러운 사람이라 한끗만 더 다르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는 것일뿐, 스태프들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참고도 해요. 그렇게 불러주는 것은 너무 감사한데, 스스로 생각할 땐 그런 것 같지 않아요. 오히려 ‘어떻게 하면 촌스럽지 않을까’라는 고민으로 그 줄타기를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날 선 쟁점에도 그는 유머러스했다. 솔직했고 당당했다. 칭찬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가 나오자 변 감독의 캐릭터가 더욱 명료해졌다.
“저도 칭찬받는 걸 좋아해요. 다들 그렇잖아요. 다만 제가 좋아하는 칭찬에 한해서요. 내가 존경하는 누군가에게 인정 받았다거나, 미국에서 연출 제안이 들어왔다거나, 어떤 배우가 나와 일하는 게 좋다고 했다거나 그러면 제 주변 사람들에게 다 말하는 편이에요. 하하. 어느 시사회에서 이명세 감독님이 제 작품을 보고 문자를 남겨줬는데, ‘영화감독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영화감독으로 남아줘서 고맙다, 막걸리 먹으면서 영화 얘기하자’는 내용이었어요. 그 어떤 칭찬보다 좋아서 주변에 자랑했어요. 진짜 행복했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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