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美·中갈등 멀리해야" 마크롱 발언에 서방 '비판'·中은 '환영'

정윤영 기자 2023. 4. 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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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며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서방에서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반면 중국은 유럽이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며 마크롱의 발언을 환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노르베르트 뢰트겐 의원은 10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마크롱은 시진핑을 위해 중국 순방을 '홍보(PR) 쿠데타'로 만들고 유럽의 대외정책을 재앙에 빠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점점 유럽에서 자신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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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의원 "마크롱, 스스로 고립시켜"…美 의원도 "마크롱이 유럽 대변하는가"
中 "마크롱, 통찰력 있는 유럽 대표적 견해…유럽 이익 부합 합리적 방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약 1900km 떨어진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쑨원대를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최근 중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며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서방에서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반면 중국은 유럽이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며 마크롱의 발언을 환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노르베르트 뢰트겐 의원은 10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마크롱은 시진핑을 위해 중국 순방을 '홍보(PR) 쿠데타'로 만들고 유럽의 대외정책을 재앙에 빠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점점 유럽에서 자신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일 귀국행 비행기에서 프랑스 일간 레제코,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대립과 대만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유럽연합(EU)이 독자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럽이 대만 주제와 관련해 미국의 '리듬' 또는 중국의 '과잉 반응'에 적응해야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어느 한 편을 추종하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파스칼 콘파브뢰 주미 프랑스 대사관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과도하게 해석됐다면서 "미국은 우리가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의 동맹"이라고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동맹국 인사들은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공화당 마코 루비오 의원도 "우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입장을 대변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중국에서 6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 후 그는 유럽이 미국과 거리를 둬야 하며 대만에 관해서는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루비오 의원은 게시글에 올린 영상에서도 마크롱이 유럽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지 거듭 물으며 유럽이 대만 문제에 대해 편을 들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 위협에 집중할테니 유럽은 알아서 우크라이나와 자체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다.

(마코 루비오 트위터 캡처)

반면 중국은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이 "복잡한 유럽의 정세 속 통찰력 있는 대표적 견해"라며 "유럽 자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길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유럽을 통제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마크롱이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배신'으로 비춰진다. 마크롱의 이번 중국 방문과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발언은 샤를르 드 골 전 프랑스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떠올렸다.

이어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시작됐을 당시 드골 대통령은 전략적 자율성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한 뒤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로인해 미국은 불행해졌고 유럽에서도 큰 논란이 있었지만, 드골은 프랑스의 독립적인 정치를 확립하고 프랑스를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을 이해를 확인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글로벌타임스는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고수한다고 해서 친구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이익과 전략적 균형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는 것조차 잘못이라면 유럽은 희망이 없을 것이다. 유럽은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유럽이 드골주의를 재검토하고 계승하든, 대결을 선택하든, 우리는 유럽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글을 마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약 1900km 떨어진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쑨원대를 방문해 환영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약 1900km 떨어진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광저우 성장 관저 정원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산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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