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 장관의 힌디어 인사말… 인도서 쏟아진 박수갈채
외교장관 회담서 힌디어로 인사말
간디 추모공원 헌화 등 공공외교 앞장서
朴 “한·인도는 자연스런 파트너”
“저는 인도 ‘볼리우드(Bollywood)’ 영화를 좋아해요. 특히 나투 나투(NAATU NAATU) 아시죠? 인도가 갖고 있는 정말 환상적인 문화 중 하나입니다.”
8일(현지 시각) 인도 첸나이에 있는 ‘세종학당’ 수강생들과 만난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박수 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박 장관이 언급한 ‘나투 나투’는 지난해 인도에서 개봉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RRR(저항·포효·봉기)’의 주제곡으로 골든글로브상 주제가상까지 수상한 노래. 올해 2월 주(駐) 인도 한국대사관이 임상우 공사 아이디어로 이를 커버(cover)한 댄스 영상을 올려 나롄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리트윗을 하는 등 현지에서 화제였는데, 장관이 이를 고리로 인도 국민들과 가감없이 스킨십을 한 것이라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박 장관은 7~9일 2박 3일 동안 인도를 방문해 카운터 파트인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힌디어를 연습해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인도 국민들과도 역사·문화를 고리로 대화를 나누는 등 장관이 ‘공공 외교’에 솔선수범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국과 인도는 올해가 수교 50주년이고, 하반기 인도가 의장국인 주요 20국(G20)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어 우리 정상이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박 장관은 8일 뉴델리에서 열린 한· 인도 외교장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리 연습한 힌디어로 약 1분 동안 인사말을 했다. 이 장면이 인도 현지 언론에 보도됐고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지면서 인도 국민들에게 1차적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박 장관은 현지 언론 WION과의 인터뷰에서 “힌디어는 공부하기 굉장히 어려운 언어였다”면서도 “이 과정을 통해 인도라는 나라의 캐릭터(character)를 느낄 수 있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또 ‘힌디어로 몇마디 해달라’는 요청에는 힌디어로 “만나서 반갑다. 내 이름은 박진이고 나는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이다”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날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뉴델리에 있는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인 ‘라지 가트’를 방문해 헌화했다. 또 첸나이로 이동해서도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우리 기업인과 교민들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세종학당’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는 인도 학생들을 격려하고 “대한민국 사랑해” “첸나이 사랑해”라는 구호를 외쳐가며 기념 촬영까지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박 장관이 3월 초 인도에서 열린 G20 외교 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인도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공공외교 구현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인도 관계는 지난해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를 계기로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인도는 세계 2위 인구와 IT·우주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정부는 외교·국방 고위급 교류 등을 통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일본·인도와 함께 다자(多者)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초대 회원국이기도 하다. 박 장관은 “한국과 인도는 자연스러운 파트너(natural partner)”라며 “국제사회에서 공헌하기 위해 서로 돕고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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