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성용일 감독 “‘아이들을 전쟁으로 몰아넣는 것은 누군가’ 생각했어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4.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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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을 연출한 성용일 감독. 사진 티빙



“지금도 피 터지게 공부하는 아이들의 심정이 어떨까, 많이 생각했죠.”

지난달 31일 공개된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은 전체 시리즈 중 절반이 조금 넘는 6회만이 공개됐을 뿐이지만 역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유료가입기여지수에서 1위에 오르며 효자 역할을 톡톡하게 했다.

최근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주 제작되고 있는 학원물의 인기에 외계생물을 도입한 ‘크리쳐’ 장르, SF(공상과학)적인 설정 그리고 총기와 전쟁을 재현하는 전쟁물의 요소를 모두 모은 복합장르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극의 6회에 등장했던 ‘무엇이 학생들을 전쟁터로 내모는가’에 대한 물음이 이 작품의 궁극적인 질문이라 볼 수 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을 연출하는 성용일 감독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을 연출한 성용일 감독. 사진 티빙



“하일권 작가님의 원작에도 그려져 있지만, 아이들의 편에서 서서 아이들을 대변해주는 어른이 없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입시가 아이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죠. 중학교 때부터 고3 때까지 고통스러울 정도로 공부를 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공부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안일한 교육정책의 탓은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 아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려고 웹툰이 등장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성 감독은 2021년 4월부터 프리 프러덕션 작업을 거친 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9개월을 촬영했다. 이후는 후반작업의 시간이었다. 외계에서 온 ‘구체’의 습격이 주요 긴장 포인트였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싶었지만, 시간의 부족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대본을 먼저 봤어요. 원작도 봤는데 작품만의 재미가 있더라고요. 원작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장면은 드라마에도 가져오려고 했고요, 웹툰 내용 중에 드라마로 현실적으로 구현 불가능한 것들을 구분해 작업하려고 했습니다. 캐스팅에도 시간이 걸렸고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한 장면. 사진 티빙



드라마는 실질적으로 성진고등학교 3학년2반 학생 전체가 주인공이다. 김기해를 비롯해 김수겸, 여주하, 이연, 문상민, 홍사빈, 권은빈, 최문희, 김소희 등 가능성이 높은 젊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성 감독은 “연기력을 첫 번째, 얼마나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느냐가 두 번째, 그리고 원작과의 이미지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의 디자인이 나오고, 움직임이 나오고, 액션의 합이 나왔으면 쉬웠을 텐데 액션 전까지 동선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촬영하고 저와 무술감독 그리고 VFX(시각특수효과) 슈퍼바이저가 모두 합의를 해야 컷이 완성됐습니다. 한 세 장면을 하루종일 찍는 일도 많았죠.”

공개에 즈음해 넷플릭스의 비슷한 장르 ‘지금 우리 학교는’의 등장도 자극제였다. 흔히 ‘지금 우리 학교는’과의 라이벌 의식을 점치지만, 성 감독은 오히려 도움이 된 부분도 있다고 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한 장면. 사진 티빙



“‘지금 우리 학교는’이 나올 때 한창 촬영 중이었어요. 6회의 대피소 폭파 장면을 찍을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때면 ‘재미있다, 재미없다’ 식으로 말할 텐데 ‘정말 고생이 많았겠다’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었어요. 기왕이면 공개할 때 이 작품과 비교가 된다면 ‘꽤 잘 만든 작품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지금 우리 학교는’의 마지막 폭파장면을 보고 VFX팀에게 대피소 폭파장면을 의뢰했습니다. 그 작품의 덕을 본 거죠.”(웃음)

성 감독은 학원물의 매력에 대해 신예를 꼽았다. 신예들이 가장 에너지가 넘칠 때 드라마를 만들면서 즐거운 순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인 출연료로 촬영에 공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달 중 곧 공개될 7~10회에 대한 기대도 덧붙였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을 연출한 성용일 감독. 사진 티빙



“파트 1도 그랬지만 파트 2도 아이들의 생존기에 중점을 맞춥니다. 어떤 난관에 부딪히고, 이 난관을 이겨내는지 봐주세요. 단순히 학생들이 총을 들고 전쟁을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왜 이런 상황까지 가게 됐는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어른들은 어떤 잘못을 한 것인지 생각하시면 그 의미가 느껴지시지 않을까 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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