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의 그늘' 유병자 보험…'삼성 빅데이터'도 팔 걷어붙였다
고객 데이터 쌓여 손해율 산출 능력 강화…가입고객 늘어 보험사도 '반색'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앞으로 병력이 있는 사람(유병자)들도 보험 상품 가입이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연이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보험계약 가입심사 체계인 '가상 언더라이팅'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 인구구조 등 시장 변화에 따라 보험 계약의 성립 여부를 심사담당관이 판단하는 것에서 시스템이 대처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해상·흥국생명 이어 삼성생명도 '가상 언더라이팅' 도입
삼성생명은 10일 유병자 등 보험가입을 희망하는 소비자를 위해 가상 언더라이팅(Virtual Underwriting)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가상 언더라이팅은 프랑스 재보험사인 스코르(SCOR)사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이다. 유병자를 대상으로 하는 간편심사상품에 시스템을 먼저 도입하고, 향후 일반상품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생명이 스코르와 함께 개발한 간편보험 가상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손해율(들어온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산출한 후 보험사가 목표로 하는 손해율에 맞게 보험계약 인수 기준을 완성하는 구조다. 시나리오는 △보험계약이 인수된 경우 △특정 질병 부담보 보험계약 △보험계약 인수가 거절된 경우 등 다양하다.
삼성생명은 자사가 보유한 10년 치 실손 계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상황을 구축하고 질병별로 예상되는 이슈들을 산출했다. 이를 통해 고객의 고혈압, 갑상선 질환 등 기왕력(과거 병력)별 인수 여부를 간편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앞서 현대해상도 지난해 7월부터 간편심사보험에 도입했으며 10월에는 흥국생명도 도입한 바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기존 취급이 가능했던 기왕력 인수 대상이 202개 경증질환에서 424개가 더해진 626개 질환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흥국생명도 기존 100여개에서 600개 이상 질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시스템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언더라이팅은 그간 의료 전문지식이 필요한 정성적 요소가 많다고 판단돼 도입을 망설였는데,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까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라면 손해율 산출에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다는 의미"라며 "간편심사보험 시장 경쟁도 치열해 데이터 보유량이 많은 중대형사를 중심으로 가상 언더라이팅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병자·고령자 보험 경쟁 확대 보험사도 변화에 '반색'
보험사의 가상 언더라이팅 도입 확대는 과거 병력이 있는 소비자의 보험가입 접근성이 확대된다는 뜻이다. 더 많은 보험소비자의 편익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판매 고객 군이 늘어난다는 의미에서 보험사들도 반색할 만한 변화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특히 보험사들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젊고 건강한 고객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지병이 있는 유병자나 고령자들은 급속히 늘고 있어 고민이 컸다. 실제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상품에서 5060세대를 중점 공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중 삼성생명은 유병자, 고령자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유병자 보험 건수는 467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올 들어 한화손해보험은 단 6개의 질문유형에만 응답하면 간편 가입할 수 있는 '무배당 3N5 WELL 100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하는 등 상품도 계속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기술로 손해율 예측가능성이 커지자 보험사들은 유병자보험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기술 도입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간편심사보험을 통해 가입을 받는 유병자보험은 일반인 대상 보험상품 대비 가입 문턱을 낮지만, 보험료가 비싼 특징이 있다. 요금이 같다면 보장 범위가 작은 형태로 구성돼 수익성이 높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구 구조가 변화된 만큼 유병자 보험 시장은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손해율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은 전통적인 언더라이팅 기법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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