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지도자

최영민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전략본부장

4월 28일. 이날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냈다는 사실 말고도 그의 탁월한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였다. 병법에 나와 있는 기본 원칙을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왜적과의 전투에서 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는 너그러움과 엄격함을 겸비한 지도자였다. 함께하는 병사들에게 다가가 소통하고 보듬어 주었으나 군율을 어길 경우 엄하게 다스려 군대를 통솔했다. 그는 솔선수범하고 책임지는 지도자였다. 어려운 일일수록 직접 나서서 본보기를 보였으며, 책임은 자신이 지고 공은 부하에게 돌렸다. 그는 겸손한 지도자였다. 승리에 자만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지도자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덕목이지만 그런 지도자가 많지 않기에 이를 실천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성웅으로 존경하는 것이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제품 디자인, 기술혁신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세상을 바꿀 제품 개발에 지도력을 발휘했다. 스티브 잡스가 CEO로 복귀해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애플은 급성장했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한 지도자는 또 있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 개척과 에너지 문제 해결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스페이스X, 솔라시티, 테슬라 등의 기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담하고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며, 실패와 성공에 대해 책임지는 대표적인 지도자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1986년 1월 28일 겨울 아침에 발사된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해 7명의 우주인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민간인 최초로 고등학교 선생님이 탑승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생중계 방송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이 사고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대통령 산하 사고조사위원회는 고체 추진 로켓에 사용된 고무링의 설계 결함과 날씨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발사 강행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많은 과학자가 너무 추운 날씨를 지적하며 발사 연기를 제안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일정을 맞추기 위해 발사를 강행한 NASA 상급자들의 잘못된 지도력이 부른 대형 참사였다. 조직에서 의사소통 능력, 정확한 판단력, 기본 원칙의 준수 등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어떠해야 할까?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필요하다. 지도자는 조직 구성원들과 쉼 없이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올바른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의 답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협력을 강조해 '나' 혼자보다는 '우리'가 되어 함께 일하게 하고, 서로의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조직원 사이의 유대감을 높여야 한다.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며, 변화와 도전을 수용하고, 이를 기회로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공정하게 행동하고, 윤리적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을 가지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조직 구성원들이 지도자를 믿고, 한목소리로 협력하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좋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처럼 존경받고, 스티브 잡스처럼 능력 있는 지도자가 많아져서, 우리 사회의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고 살만한 세상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