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코인 투자에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지침
최근 투자 실패에서 비롯된 손해로 강남에서 납치 살인을 저지른 일명 'P코인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게 가상화폐와 관련된 투자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상에서 활용하는 소비재가 아닌 코인 프로젝트에 다단계식 마케팅이 적용되면 구조적으로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두자.
일반적으로 거래소에 등록된 가상화폐를 일괄적으로 '코인'으로 부르지만 실제로 '코인'과 '토큰(Token)'으로 구분할 수 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블록체인(이를 메인넷(Mainnet)이라 한다)을 기반 프로젝트에서 활용되는 가상화폐를 '코인'이라 하고,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메인넷을 활용해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를 '토큰'이라 한하는데 이 토큰 개발에는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2022년 초, 코인 개발 및 유통 전문가들을 만나 조사한 정보로는 한국에서 토큰 개발은 주로 보통 베트남이나 중국, 러시아 개발팀에 외주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제작 기간은 3-6개월 정도에 적게는 몇 천만 원, 많아도 일억 선에서 충분하다. 실제로 큰 비용이 필요한 단계는 바로 '상장 단계'다.
인터뷰를 통해 토큰을 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전문 컨설팅 의뢰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규제가 약했던 2020년 초, 해외 거래소에 진입하려면 거래소 규모와 레벨에 따라 건당 10-15억 정도의 수수료가 필요했다. 그러나 아직 토큰은 '서비스 단계'까지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토큰 가격과 거래량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거래를 발생시켜 주는 별도의 조직이 필요한데, 이를 마켓메이커(Market Maker) 줄여서 MM팀이라고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이 MM팀 운영에 10-15억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토큰 프로젝트가 활성화돼 지속적인 수익모델이 창출되는 '서비스 단계' 진입 전 '상장 단계' 단계에서 이미 필요한 비용이 대략 30억에서 40억 정도인 셈이다.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토큰 프로젝트는 대부분 상장 전 단계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프리세일(pre-sale)을 진행하는데, 이때 우리에게 익숙한 다단계 방식으로 마케팅팀을 조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다단계 방식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재구매'다. 나를 중심으로 내가 영업을 통해 구성한 하부 조직들이 지속적으로 재구매를 통해 매출을 일으켜야 나에게도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치약, 세제 등 일상에서 반복해 사용하는 물건이거나 이동통신 비용같이 매달 고정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아이템이 다단계 방식의 마케팅이 적용되기에 적당한 대상이다. 투자가 곧 소비로 이어지고 내 조직 범위 내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예상 가능한 구조가 된다.
그러나 토큰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의 활성화되고 지속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상장 단계' 이후 '서비스 단계'이고, 조건은 토큰에서 제시한 서비스의 성공이다. 즉, 투자가 매출과 소비가 아닌 토큰이 자산으로서 가치를 갖기 위한 기초 조건을 달성하는 과정에 연결되는 셈이다. 또한, 실제로 매출 발생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 단계'에서는 본격적 사업 전개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것에 비해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즉, 다단계 방식이 토큰 프로젝트에 적용되면 초기 투자는 기초 조건 달성에, 매출은 사업의 성공 여부라는 불투명성에 연계되는 구조인 셈이다. 지금까지 소개된 대부분의 토큰 프로젝트는 '상장 단계' 직후 문제가 터지거나, 상장 이후 제대로 된 '서비스 단계'까지 진입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거래소에서 구할 수 있는 수많은 코인과 토큰 중 실제 안정적인 유통 소비 모델 구축에 성공한 가상화폐 프로젝트는 아직 손에 꼽을 정도다. 즉, 기술력을 바탕으로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호흡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다단계 방식으로 마케팅이 진행되는 토큰 프로젝트 투자 제안을 받으면 주의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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