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으로 이끈 이정현, “쉽게 지지 않을 거다”
고양 캐롯은 1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77-7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캐롯은 극적으로 4강 플레이오프 무대에 합류했다. 1차전을 졌고, 3차전까지 1승 2패로 몰렸음에도 4,5차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3차전까지 결장했던 전성현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전성현 대신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선수는 이정현이다. 4차전까지 평균 24.0점 3.3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이정현은 5차전에서도 24득점하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실었다.
이정현은 이날 승리한 뒤 “모두가 질 거라고, 안 될 거라고 예상해서 선수들이 똘똘 뭉쳤고, 2차전을 이겨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컸다. 고양에서 전성현 형이 돌아오고, 4차전을 이겨서 5차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번 시리즈를 돌아봤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에도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너무 다른 느낌이다. 작년에는 너무 재미 있었다. 올해는 많은 부담감도 있었고, 상대가 픽앤롤을 막으려고 많은 수비를 들고 나왔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깰 때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며 “승부의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 감독님께서 힘드냐고 물어보셨는데 끝까지 괜찮다고 했다. 벤치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모두 정말 열심히 뛰었다. 너무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 형들이 수비를 하다가 보면 넘어져 있고, 백코트를 하려면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있었다. 거기서 승부가 갈렸다”고 지난 시즌과 비교했다.
이정현과 디드릭 로슨이 득점을 주도했다. 이들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다른 선수들은 희생하며 필사적으로 뛰었다.
이정현은 “나도 이대로 무너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차전까지 치르면서 출전시간이 많았다. 근육이 뭉쳐서 워밍업도 못했다”며 “트레이너 선생님이 종아리와 허리를 만져주며 풀어줘서 감사함을 느낀다. 그랬기 때문에 성현이 형이 들어올 때 내가 먼저 나서서 가드를 막고 프레스를 할 수 있었던 힘이 났다”고 했다.
이정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 때 자유투 연습부터 했다. 그러다가 마사지건을 들고 선수대기실로 들어가기도 했었다.
1쿼터에는 자유투 두 개를 모두 놓쳤던 이정현은 “경기 전부터 근육이 올라와서 워밍업을 못 했다. (경기 중) 계속 벤치에 들어갈 때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근육을 만져줘서 풀어줬다. 그만큼 힘들었다. 선수들의 간절함이 코트에서 나왔다”고 했다.
이정현은 “1차전 전반까지 그걸(현대모비스의 수비) 파악을 제대로 못했다. 그 타이밍에 점수가 벌어지면서 승부가 기울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해서 잘 공략해 승리할 수 있었다. 내 스타일도 달라졌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캐롯에서는 이정현이 두드러졌다면 현대모비스에서는 서명진이 분전했다.
이정현은 “서명진이 이번 시리즈에서 너무 잘 했다. 열심히 따라가도 득점을 얄밉게 올렸다. 힘들었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아바리엔토스까지 막으려고 따라다녔다. 그래서 성현이 형과 내가 공격에서 힘을 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며 “명진이가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압박으로 밀어내지 않으면 명진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한다. 그럼 현대모비스의 강한 옵션이 생기기에 강하게 압박하며 좋아하는 플레이를 못 하게 하려고 했다”고 서명진과 매치업을 되짚었다.
캐롯의 시선은 이제 4강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이정현은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일 거다. 쉽지 않게 올라와서 쉽게 지지 않을 거다”며 “많은 팬들께서 울산으로 오시고, 고양에서는 체육관을 꽉 채우셨다. 큰 힘을 받고 열심히 뛸 수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캐롯은 오는 13일부터 안양 KGC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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