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된 일본인 기념관…한국 희생자 기록은 전무
[앵커]
우키시마호가 침몰한 마이즈루는 일제 시대 여러 식민지에 파견됐던 일본인들이 자국으로 돌아오는 관문이었습니다.
일본인의 귀국 과정을 담은 기념관은 기록 일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됐는데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우키시마호 폭침 기록은 없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마이즈루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전쟁으로 희생된 일본인들을 기리는 공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공원 한 편에는 일본인 귀국 과정의 기록을 전시한 기념관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을 실어 나른 배는 모형을 만들었고, 시베리아 등에서 일본인들이 겪었던 고난을 재현해 놓기도 했습니다.
일부 기록은 희소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억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려다 참변을 당한 우키시마호의 기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카니시 요시코/마이즈루 기념관 관람객 : "한국인의 그런 일면도 마이즈루 기념관의 일부로서 표시해서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극의 기록은 주민들 사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이토 키이치/마이즈루 주민 : "(우키시마호를) 인양했을 때 안에 유골이 있었는데, 당시 유골을 여기(해변가)에 엄청 많이 늘어놓았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변변한 추모 장소조차 없는 현실에 일부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십시일반 기금을 모았고 침몰 장소가 바라다 보이는 산자락에 추도비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하시모토 에이지/추도비 제작 참여 : "(일본에서) 힘든 노동을 했던 사람들이 돌아가려고 했을 때 돌아가지 못 하고 그 자리에서 숨진 겁니다. 귀환의 항구에 사는 우리가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유족회와 추모사업회 측은 마이즈루기념관 못지 않은 우키시마역사기념관을 세워 평화 교육의 장으로 삼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 최석규
김지선 기자 (3rdl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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