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 아닌 그냥 ‘빈곤’? 한화 시작부터 불펜 조정…서산 카드까지 봐야 하나[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1위팀도 한 시즌에 50번은 진다. 그래도 질 수 있는 경기와 지면 안 되는 경기가 있다. 개막시리즈 포함 3번의 시리즈를 치른 올시즌. 유독 지면 안 되는 경기에서 지고 있는 한화 얘기다.
결과 만큼 과정이 좋지 않다.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 6패. 그런데 6패 중 절반 이상인 4패가 역전패다.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고 접전 끝에 경기를 내준다. 타선의 힘은 지난해보다 나아졌는데 수비와 불펜은 여전히 문제다.
불펜이 특히 그렇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불펜 평균자책점 2.54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개막 후 7경기 동안 불펜 평균자책점 4.50. 문동주의 호투와 초반부터 터진 타선의 힘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지난 6일 대구 삼성전 외에는 불펜이 리드를 지킨 적이 없다. 접전 상황만 되면 필승조가 흔들린다.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한 고척 개막전과 흡사한 악몽이 반복된다. 홈 개막 시리즈 첫 두 경기인 지난 7일과 8일 대전 SSG전 또한 정규이닝 막바지 불펜진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연장 10회에 불펜진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승기를 빼앗겼다.
스토브리그부터 그린 청사진과 정반대다. 지난 겨울 마운드 뎁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이태양, 장시환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고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해 한승혁을 데려왔다. 이들과 윤산흠까지 우투수 4명, 그리고 좌투수 김범수와 정우람, 사이드암 강재민까지 모든 유형의 투수들을 필승조에 배치해 지키는 야구를 계획했다. 시범경기까지 순항하며 강한 불펜을 앞세워 반전을 바라봤다.
하지만 시범경기는 정규시즌과 여러모로 다르다. 승패가 아닌 시즌 준비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다양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선다. 경기 후반 백업이나 신예, 혹은 2군 선수들이 타석에 서는 경우가 많다. 즉 시범경기 홀드와 세이브는 큰 의미가 없다. 결과보다는 마운드 위에서 투수가 보여준 컨디션과 구위에 무게를 두고 정규시즌 보직을 확정지어야 한다.
한화는 이 부분에서 실패했다. 13번의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장시환을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는데 정규시즌 첫 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마무리를 김범수로 교체했다. 지난 8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좌투수 김기중을 1군에 올리면서 김범수가 마무리투수로 나서기로 했다.
작년까지 많이 본 모습이다. 한화는 정우람이 마무리투수에서 내려오기 시작한 2021년부터 사실상 클로저 돌려막기를 했다. 강재민, 김범수, 장시환 등이 돌아가면서 9회를 맡았는데 올시즌 모습에서 드러나듯 확실한 정답은 없었다. 필승조 투수는 많은데 확실한 카드가 없는 ‘풍요 속 빈곤’이 반복됐다.
겉만 번지르해서는 의미가 없다. 리드를 지키기 못하고 패배가 쌓이면 ‘필승조’라고 부르지 못한다. ‘풍요 속 빈곤’이 이어지면 그냥 ‘빈곤’이 되는 것이다.
현재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김범수가 지난 2년과 달리 안정적으로 뒷문을 지키는 것이다. 통산 2세이브에 불과한 김범수지만 올시즌 초반 4연속경기 무실점에 볼넷도 없다.
만일 김범수까지 무너지면 시야를 서산에 둬야 한다. 캠프 기간 부상당한 박상원에게 충분히 준비시간을 줄 계획이었는데 최근 흐름이 지속되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구속만 놓고 보면 중간투수 중 최고인 신인 김서현에게도 어쩔 수 없이 시선이 향할 것이다. 한화 구단은 김서현이 투구 밸런스를 잡고 확실한 변화구를 습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2군에서 이닝수와 투구수도 늘리면서 실전을 통한 기량 향상을 꾀하고 있다. 최고 유망주라고 성급히 1군 무대에 개봉하는 게 아닌 완성도가 높아졌을 때 1군에 데뷔시키려 한다.
그러나 1군이 흔들리면 2군도 영향을 받는다. 야삼차게 세운 계획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1군이 중요하다. 김범수가 중심이 된 필승조 재구성이 성공하지 못하면 서산에 구호신호를 보내야 한다. 김서현 프로젝트도 휘청거릴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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