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부실대출 등 곳곳 이상 징후…은행 손실 대응력 괜찮나
이명철 2023. 4. 11. 06:05
연체율 꾸준히 상승세…도소매·부동산 부실대출도 ‘쑥’
대출 늘어난 인터넷은행, 6개월 미만 연체 300% 급증
손실흡수능력 강화 요구 커져…자본적정성에는 악영향
대출 늘어난 인터넷은행, 6개월 미만 연체 300% 급증
손실흡수능력 강화 요구 커져…자본적정성에는 악영향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고금리 국면에 취약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권 대출 부실에 대한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자본 적정성이 양호한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등의 잠재 리스크가 더 걱정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부동산 등은 이미 부실 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뇌관으로도 꼽힌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담보 비중은 50%를 넘는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어서 손실을 흡수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여신 성장 때문? 연체·부실대출 증가 우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월말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0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20%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오름세다. 1.6%까지 치솟았던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국책은행을 제외한 국내 17개 은행 대출 연체액의 절대 규모는 2021년말 약 2조7000억원에서 작년말 4조원으로 1조3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등 추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은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작년말 기준 0.7%에서 올해말 1.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1년 이상의 장기 연체 대출 잔액은 5224억원, 6개월 이상~1년 미만 553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6.6%, 15.9% 감소했다. 반면 1개월 이상~3개월 미만(2조2596억원)은 84.6%, 3개월 이상~6개월 이상(1조2233억원)은 51.6% 증가해 상대적으로 최근 들어 대출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는 1개월 이상~3개월 미만(1161억원)과 3개월 이상~6개월 미만(992억원) 연체액이 각각 326.8%, 325.8% 급증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여신의 공고한 성장과 연체율 상승으로 연체액이 다소 늘었다”며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로 많은 은행의 연체율이 늘었고 중금리 대출을 진행하는 인터넷은행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실 대출도 일부 업종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는데 부실 대출은 통상 고정 이하 여신을 의미한다.
4대 은행의 작년말 부실 대출 규모는 1조9089억원으로 전년(2조94억원)대비 오히려 5.0% 줄었다. 하지만 도소매업(2804억원)과 부동산·임대업(1953억원)은 같은기간 각각 20.0%, 19.1% 증가했다. 제조업이 1년새 9.7%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도소매업이나 부동산업 등은 보통 경기에 민감한 업종인데 지난해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서 관련 개인사업자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시중은행 담보대출 50%대, 신용 위주인 인뱅
연체·부실 대출의 리스크가 불거지게 되면 은행에는 악재다. 우선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에 대응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본 적정성을 깎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기 위해 마련한 예상손실 전망모형이 미흡하다며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도 충당금 추가 적립이 크게 이뤄졌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보수적”이라며 “1분기부터 회사들은 보수적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동기대비 대손비용은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담보 비중도 크게 낮다. 작년말 기준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4.15%에 그친다. 케이뱅크는 21.41%다. 반면 4대 은행은 53.46~57.2%로 과반이 넘는다.
시중은행들이 관행적인 담보·보증 대출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만큼 안전성이 담보됨을 방증한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주를 이뤄 그만큼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신용 대출의 비중은 토스뱅크가 97.55%, 케이뱅크 77.09%, 카카오뱅크 48.03%로 20%대인 시중은행을 크게 웃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우량 중저신용 고객을 늘리고 충당금 등을 보수적으로 접근해 건전성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도 “연체율 등 모니터링을 지속 진행 중이며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월말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0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20%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오름세다. 1.6%까지 치솟았던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국책은행을 제외한 국내 17개 은행 대출 연체액의 절대 규모는 2021년말 약 2조7000억원에서 작년말 4조원으로 1조3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등 추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은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작년말 기준 0.7%에서 올해말 1.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1년 이상의 장기 연체 대출 잔액은 5224억원, 6개월 이상~1년 미만 553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6.6%, 15.9% 감소했다. 반면 1개월 이상~3개월 미만(2조2596억원)은 84.6%, 3개월 이상~6개월 이상(1조2233억원)은 51.6% 증가해 상대적으로 최근 들어 대출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는 1개월 이상~3개월 미만(1161억원)과 3개월 이상~6개월 미만(992억원) 연체액이 각각 326.8%, 325.8% 급증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여신의 공고한 성장과 연체율 상승으로 연체액이 다소 늘었다”며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로 많은 은행의 연체율이 늘었고 중금리 대출을 진행하는 인터넷은행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실 대출도 일부 업종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는데 부실 대출은 통상 고정 이하 여신을 의미한다.
4대 은행의 작년말 부실 대출 규모는 1조9089억원으로 전년(2조94억원)대비 오히려 5.0% 줄었다. 하지만 도소매업(2804억원)과 부동산·임대업(1953억원)은 같은기간 각각 20.0%, 19.1% 증가했다. 제조업이 1년새 9.7%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도소매업이나 부동산업 등은 보통 경기에 민감한 업종인데 지난해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서 관련 개인사업자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시중은행 담보대출 50%대, 신용 위주인 인뱅
연체·부실 대출의 리스크가 불거지게 되면 은행에는 악재다. 우선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에 대응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본 적정성을 깎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기 위해 마련한 예상손실 전망모형이 미흡하다며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도 충당금 추가 적립이 크게 이뤄졌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보수적”이라며 “1분기부터 회사들은 보수적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동기대비 대손비용은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담보 비중도 크게 낮다. 작년말 기준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4.15%에 그친다. 케이뱅크는 21.41%다. 반면 4대 은행은 53.46~57.2%로 과반이 넘는다.
시중은행들이 관행적인 담보·보증 대출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만큼 안전성이 담보됨을 방증한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주를 이뤄 그만큼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신용 대출의 비중은 토스뱅크가 97.55%, 케이뱅크 77.09%, 카카오뱅크 48.03%로 20%대인 시중은행을 크게 웃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우량 중저신용 고객을 늘리고 충당금 등을 보수적으로 접근해 건전성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도 “연체율 등 모니터링을 지속 진행 중이며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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