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훈련 중 숨진 일병 부대 지휘관…수사당국, 형사책임 안 묻고 ‘자체 징계’

구현모 2023. 4.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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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혹한기 적응 훈련 중 사망한 최민서 일병 사건을 수사한 군과 경찰이 부대 지휘관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고 자체 징계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최 일병이 소속된 부대의 대대장과 중대장의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지만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경찰과 의견을 조율한 결과 형사입건 사안이 아니라고 유족들에게 설명했다"며 "추가 수사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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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원인 제공 아냐” 잠정 결론
유족들 “솜방망이… 재수사 필요”

지난 1월 혹한기 적응 훈련 중 사망한 최민서 일병 사건을 수사한 군과 경찰이 부대 지휘관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고 자체 징계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에 유족들은 이의를 제기하며 추가 수사를 요구한 상황이다.

10일 세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당국은 강원도 태백의 육군 제36보병사단에서 내한적응 훈련 중 일어난 사망사고에 대한 수사결과를 지난 6일 유족들에게 설명했다. 최 일병이 소속된 부대의 대대장과 중대장의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지만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부대는 지휘관들을 징계하기로 했다.
지난 1월 10일 육군 장병들이 강원도의 한 작전지역에서 새해 첫 혹한기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최 일병은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가 해제된 지 이틀 만에 훈련에 참여했고 연병장에 설치된 텐트에서 잠을 자던 중 사망했다. 군 당국은 수사 과정에서 최 일병이 숨지기 전 같은 부대원들에게 “가슴이 답답하다”,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달 16일 최 일병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 불명’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과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사인으로 인정할 만한 소견을 보지 못하는바 사인은 불명’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저온이 변사자 사망에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사후 해부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심장이나 뇌의 기능적 이상 등의 내적인 원인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사후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지만 내부 실질장기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치명적인 병변을 보지 못한 점 등의 이유로 관련성을 배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유족들은 관리 부실 책임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 유가족은 “중간발표 때는 분명히 지휘관들에게 과실치사 혐의도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책임이 크다고 이야기했다”며 “왜 결론이 바뀌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육군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육군 관계자는 “경찰과 의견을 조율한 결과 형사입건 사안이 아니라고 유족들에게 설명했다”며 “추가 수사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경찰청 군인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군과 유족의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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