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자장사’ 경고 나온 이유 있었네... 대형사 ‘예대마진’ 3600억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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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주식 투자하는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투자자가 맡긴 예탁금에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2조3000억원의 이자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를 각각 은행의 대출과 예금으로 비교한다면, 고객이 맡긴 돈에 대한 이용료는 적게 지급하고 돈을 빌려줄 땐 고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증권사가 수조원의 '예대마진'을 챙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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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주식 투자하는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투자자가 맡긴 예탁금에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2조3000억원의 이자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 당국이 증권사들의 과도한 ‘이자장사’에 대해 시정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금융 당국의 경고가 나온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2개 증권사가 주식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준 뒤 받은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2조64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49개 증권사가 투자자가 맡긴 예탁금에 이용료를 지급한 투자자예탁금이용료는 2941억원에 그쳤다.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를 각각 은행의 대출과 예금으로 비교한다면, 고객이 맡긴 돈에 대한 이용료는 적게 지급하고 돈을 빌려줄 땐 고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증권사가 수조원의 ‘예대마진’을 챙긴 셈이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신용거래융자, 주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인상했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연 8~9% 수준에 이른다. 반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은 연 0~1%에 불과했다.
개별 증권사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예대마진’이 가장 컸다. 신용공여로 4078억원을 벌었지만, 투자자예탁금이용료로 지출한 금액은 435억원에 불과했다. 손쉬운 이자 장사로 3643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일부 증권사에 신용거래 융자 이자율을 인상한 배경을 조사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신용공여이자 수익은 3430억원이었지만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251억원이었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로 지출한 돈을 제하고도 신용공여이자 수익을 통해 3179억원 이익을 봤다. 리테일 규모가 큰 키움증권 역시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돈이 3000억원에 육박했다. 신용공여이자로 벌어들인 돈이 3162억원이었는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206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역시 이자장사로 1000억원 넘는 수익을 냈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금융 당국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의 과도한 이자장사 행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 초 국회에 출석해 “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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