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어뢰 '해일' 위력은?…전문가 "아직 버블제트 발생 수준"

김귀근 2023. 4.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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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하는 표적 추적 센서 없고, 위치·심도측정 센서정도 갖춘 듯"
'해일-1·2형' 시험 토대로 탄두부 키우거나 길이 줄인 형태 만들 수도
북한 핵어뢰 '해일' 위력은?…전문가 "아직 버블제트 발생 수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이른바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폭파시험을 또 다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해당 국방과학연구기관에서 지난 4~7일 수중전략무기체계시험을 진행했다고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4.8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세 차례 수중기폭 실험을 했다고 공개한 수중 핵어뢰 '해일'의 폭발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은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사명'이 작전 수역으로 은밀히 잠행해 수중폭발로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주요 군사항구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병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명'으로 표현한 것은 앞으로 그러한 위력을 갖추도록 개발하겠다는 뜻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23일, 25~27일에 이어 이달 4~7일 등 세 차례 실험했다며 반잠수 또는 수면 조금 아래서 기동하는 '해일'의 실물과 기폭 장면 사진을 나란히 공개했다.

국내외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실물과 기폭 사진을 근거로 폭발 위력은 아직 '버블제트'(Bubble Jet)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수중에서 폭약이 터지면서 수면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북한이 핵어뢰 해일에 실제 '전술핵탄두'를 넣은 후 수중 폭발시킨다면 위력은 달라질 수 있지만, 공개된 실물 크기로 볼 때 전술핵탄두를 탑재한다고 해도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킬 수준은 못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14급(1천800t급) 잠수함 1번함 손원일함의 초대 함장을 지낸 최일(예비역 해군대령) 잠수함연구소장은 11일 "북한의 의도대로 초강력 해일을 일으켜 주요항구를 파괴하려면 정확한 폭발 위치로 보낼 수 있는 능력과 충분한 파괴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두 가지 모두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4∼7일 수중전략무기체계 '해일-2' 시험"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이른바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폭파시험을 또 다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국방과학연구기관에서 4∼7일 수중전략무기체계시험을 진행했다고 8일 보도했다.2023.4.8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최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수중기폭 사진은 "버블제트 수준"이라며 "폭발 에너지가 수면 위로 분산되는 위력으로는 해일을 일으킬 수 없다"고 말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지난 8일 미국의소리(VOA)와의 대담에서 북한 해일은 "10kt(킬로톤·1kt는 TNT 1천t 폭발력) 정도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일이나 방사능 해일을 일으키진 못할 것"이라며 "방사능에 오염된 바닷물로 목표물을 적시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해일은 아직 '어뢰'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최 소장은 "연이은 3차례 시험은 북한의 핵어뢰가 아직도 시험단계임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반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도 "해일은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더 커진 어뢰 형태"라며 "해일에 장착할 크기의 핵무기는 수중 폭발 시 물이 폭발력을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에 그리 파괴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제원으로 보면 해일은 속도가 느려 목표물까지의 이동 시간이 길고, 세 차례 실험에서 잠항 시간을 늘린 것은 추진력을 발생하는 배터리 공간을 더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4∼7일 '해일-2형'이 71시간 6분간 1천㎞를 잠항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1~23일 해일의 59시간 12분, 25~27일 해일-1형의 41시간 27분보다 잠항 시간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해일은 배터리로 추진력을 발생하는데 그만큼 배터리 공간이 더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배터리 공간이 커질수록 핵탄두 탑재 공간은 적어진다.

해일에 탑재된 핵심 기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북한이 해일을 '무인수중공격정'이라고 지칭한 것은 무인잠수정(UUV)과 유사한 개념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함정처럼 기동하는 목표물(표적)을 추적하는 센서는 갖추지 못했고 자신의 위치와 심도를 알 수 있는 센서 정도를 탑재하는 등 기능이 단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최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판단했을 때 북한의 핵어뢰는 추가 위치보정 및 통신 능력은 없어 보이는 단순한 형태"라며 "장시간 항해 능력은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폭발 위치까지 기동시키는 데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확한 위치 보정 능력과 충분한 파괴력 확보를 위한 시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은 '해일-1·2형' 시험을 토대로 핵탄두를 넣을 수 있도록 탄두부를 키우거나 대신 길이를 줄인 형태의 개량형을 만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해일은 길이가 최대 10m가량으로 직경은 잠수함 탑재 어뢰보다 굵어 잠수함 탑재가 어려워 항구나 해군기지에서 발사해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개발시험 단계인 해일은 기지나 항구에서 쏠 것"이라며 "원점 타격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공중 핵 공격에 추가해 수중 핵 공격에 대한 이중 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한미 공조로 수중 핵어뢰 방어 체계를 구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북한 수중 핵어뢰 '해일' 분석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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