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흥국생명 떠날 각오도 됐다…"연봉 낮춰도, 우승할 수 있다면"

김민경 기자 2023. 4.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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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한남동, 김민경 기자] "내가 조건을 조금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다면, 나는 가능하다."

'배구 여제' 김연경(35)은 우승 트로피를 갈망하고 있다. 우승 전력이 갖춰진 팀이 오퍼를 넣는다면, 흥국생명을 떠날 각오도 연봉을 낮출 각오도 돼 있다. 조금씩 은퇴 시기를 고려해야 하는 나이가 되면서 우승이 조금 더 간절해졌다. 앞으로 우승에 도전할 시즌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어서다.

김연경은 10일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로 뽑혔다. 김연경은 여자부 MVP 단일후보였고, 당연히 결과는 31표 만장일치였다. 개인 통산 5번째 정규리그 MVP(2005~2006, 2006~2007, 2007~2008, 2020~2021, 2022~2023시즌)로 남녀부 통틀어 최다 신기록이다.

MVP 역사를 쓰고도 김연경이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향후 거취와 관련된 게 더 많았다. 김연경은 올 시즌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최대어로 떠올랐다. 김연경의 뿌리이자 V리그 역사의 전부를 함께한 흥국생명은 물론이고, 모든 구단이 탐을 낼 만한 역대급 아웃사이드히터이기 때문이다. 또 김연경은 올 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면 은퇴를 고민할 것이란 시선도 있었기에 현역 연장 의지도 궁금증 가운데 하나였다.

김연경은 일단 현역 연장으로 마음을 굳혔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아 우승 확률 100%를 잡고도 3, 4, 5차전을 내리 뺏기면서 통합 우승에 실패한 게 두고두고 한으로 남은 듯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 하나로 우승하기는 어렵다"는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역 연장을 할 행선지는 흥국생명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모든 구단에 열려 있다. 다만 김연경이 생각했을 때 다음 시즌 우승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구단의 오퍼는 이미 정중히 사양한 상태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도 협상하고 있고, 다른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태다. 올 시즌 통합 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우승 갈망이 조금 더 커졌다. 올 시즌 들어가면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크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 이제는 통합 우승을 이루고 싶어서 그럴 수 있는 팀으로 선택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팀이 원하는 비전이라든지, 어떤 배구를 원하는지도 중요하다. (FA 선수) 영입도 중요하다. 샐러리캡이 있어서 그 안에서 선수 영입을 해야 해서 제약이 많긴 하다. 어떻게 구단들이 운영할지 모르겠으나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조건을 내가 조금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다면 나는 가능하다. 나는 괜찮은데, 연봉 낮춰 받는 것에 안 좋은 시선이 있다. 내가 연봉을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는 팀에 간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당장은 흥국생명 아닌 김연경을 상상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에 데뷔해 신인상,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흥국생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2005~2006, 2006~2007, 2008~2009, 2018~2019시즌까지 모두 4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했는데, 김연경은 해외리그에서 뛰던 2018~2019시즌을 제외하고 3차례 챔피언 트로피에 기여했다. 그래서 흥국생명도 김연경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연경은 연락이 많이 왔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지금 현재 모든 구단에서 다 연락이 오진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행선지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승할 수 있는 팀에 가겠다"는 말은 김연경은 곧 흥국생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의미심장하게 느껴질 듯하다. 어쨌든 김연경은 '우승'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세워두고 열린 마음으로 협상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여자부 FA 시장은 지난 9일 개장해 2주 뒤인 오는 22일 저녁 6시에 폐장한다. 김연경은 FA A그룹(연봉 1억원 이상)에 포함됐다. 김연경을 영입하는 구단은 김연경의 직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6인 이외 보상선수 1명 또는 김연경의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이적료로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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