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길거리 싸움에…"오 파이터" 박수치고 구경한 시민들

길에서 다툼을 벌이던 두 남성을 말리지 않고 마치 격투 경기를 보듯 호응하는 반응을 보인 일부 시민 모습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제상황, 부산 길거리 싸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45초 분량의 영상 속에는 술에 취해 보이는 두 중년 남성이 싸움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이들이 어떤 관계이고 왜 싸우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상을 보면 이들은 한참을 공격할 듯 위협하기만 한다. 그러다 한 남성이 주먹을 크게 휘둘렀고 이때 상대도 주먹을 내지른다.

먼저 주먹을 휘둘렀던 남성은 상대가 내지른 주먹을 얼굴에 맞고 그 자리에서 넘어진다. 서 있던 남성은 쓰러진 남성에게 다가가 얼굴을 밟고 주먹질한다. 4~5번 정도의 주먹질이 이어진 뒤에야 옆에서 싸움을 지켜보던 남성들이 이들을 제지한다.

영상에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싸움을 한 두 남성이 아니었다.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 행동이었다. 싸움 중 남성의 주먹이 얼굴에 꽂히자 한 시민은 "오 파이터다"라고 소리친다. 영상을 촬영한 이로 추정되는 남성도 "오"라는 말을 연발한다.

급기야는 발길질과 주먹질이 이어지며 승부가 나는 듯 보이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지기도 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싸움을 말리지는 못할망정 환호하며 구경한 시민들을 비난했다. 이들은 "싸우는 거 보고 호응하는 애들 수준이 아주 낮아 보인다", "손뼉 치는 애들은 뭐냐", "미개하다", "시민의식이 정말 많이 떨어진 게 느껴진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