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사러 갔다 대출 상담…'이색점포' 은행의 이유있는 변신

4대 은행 본점 전경/사진제공=각 사

시중은행들이 최근 몇년간 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편의점, 서점 등과 협업한 '이색 점포'는 확대하고 있다. MZ세대 등 신규 고객 확충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 플랫폼의 빅데이터와 편의점의 인프라를 연계한다는 내용인데 공동점포를 추진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이마트와 협업해 이마트24와 이마트의 SSM(기업형슈퍼마켓) 브랜드인 노브랜드 매장에 점포를 하나씩 낸 바 있다.

4대 시중은행(KB·하나·신한·우리)의 편의점 점포 개설은 2021년부터 시작해 현재 9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이 2021년 업계 최초로 CU편의점과 함께 점포를 개설해 3호점까지 열었다. 신한은행도 GS편의점과 협업해 3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손잡고 지난해 첫 점포를 개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편의점은 접근성이라는 강점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가능성이 커서 이색 점포를 낼 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편의점 외에도 서점, 카페 같은 일상 공간과의 다양한 융합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독립서점, 외국인지원센터 등과 협업해 '컬쳐뱅크' 점포 9개를 운영중이다. 우리은행도 카페·베이커리와 영업점을 결합한 '카페(베이커리)인브랜치'를 선보인 바 있다.

제휴 점포뿐 아니라 복수의 은행이 점포를 합치는 '공동 점포'도 지난해 등장했다. 지난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2곳의 공동점포를 출점했다.

시중은행들은 이색 점포를 계속해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전통적인 영업점 형태보다 특색있는 점포 추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도 CU협업점포와 컬처뱅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GS편의점과의 협업을 강화해 더 다양한 형태의 혁신점포를 준비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줄이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고객의 불편이 있기에 중간지점을 찾는 노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