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전광훈과 ‘거리두기’?

김현주 2023. 4. 1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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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0일 극우 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언행을 맹비난하며 전 목사와의 관계 끊어내기에 부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전 목사와 거리두기에 힘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비판한 뒤 "종교인의 감시가 없으면 정치인들의 자기 통제가 불가능하다"라며 "(정치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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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 맹비난, 전 목사와의 관계 끊어내기에 부심하는 듯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은 10일 극우 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언행을 맹비난하며 전 목사와의 관계 끊어내기에 부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전 목사와 거리두기에 힘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전 목사에게 계속 휘둘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확실한 선 긋기를 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민심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전광훈 씨처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극단적 언행을 하는 인물에 영향을 받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마치 국민의힘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왜곡하는 발언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비판한 뒤 "종교인의 감시가 없으면 정치인들의 자기 통제가 불가능하다"라며 "(정치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으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 "김재원 최고위원님이 좀 실언했다 치자. 그럼 같은 당 사람이면 품어야죠. 이래 갖고 200석 하겠나"라며 "우리 한국교회 목표는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 200석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 목사는 여당 새 지도부가 꾸려진 직후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 등을 계기로 국민의힘과의 연관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김 최고위원은 3·8 전당대회 직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어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발언을 했다.

이후 당내에서 전 목사에 대한 '절연' 요구가 나왔으나, 당 지도부가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해 전 목사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전 목사의 '국민의힘 200석 서포트', '정치인 통제' 등 발언이 알려지자 더 거센 '손절' 요구가 터져나왔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도대체 전 목사가 집권여당에 얼마의 채권이 있길래 저렇게 오만방자하게 떠드는 건가"라며 "당 지도부는 전 목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 달라. 전 목사와 관련해 당 지도부가 '갈지자' 의견을 말하니 당원과 국민은 그 속뜻이 무엇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앞서 당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전 CBS 라디오에서 "그런 사람(전 목사)하고 절연하라 그러니까 지금 절연한다는 말을 못하지 않나"라며 "그 말을 하게 되면 어떤 욕설이 돌아올까 겁이 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오전 KBS 라디오에서 "전 목사가 하는 얘기가 우스워지도록 (당에서) 명확히 선을 긋고 거기와 다른 방향으로 중도 확장을 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 속에 말을 아끼며 전 목사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김기현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 회견에 대한 질문에 "(전 목사에 대해선) 나중에 필요할 때 얘기하겠다"며 "그 사람은 우리 당 당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 목사 회견에 대한 기자 질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만 답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분(전 목사)하고 우리 당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분은 다른 당의 대표인데 그분 발언을 갖고 우리 당에 자꾸 연결돼 있다"며 "우리가 평가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도 기자들이 '당에서 더 강력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묻자 "무언가 있겠죠"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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