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50%에서 "또 멈춤"..물가 불확실성 변수

오늘 금통위서 3.50% 동결 전망
시장에선 연내 금리 인하 전망도
OPEC+ 감산 등 물가 불확실성 변수

지난 2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사진=뉴스1

한은, 3.50%에서 "또 멈춤"..물가 불확실성 변수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오늘(11일) 기준금리를 3.50%로 또다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반면, 경기부양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까지 전망하는 가운데 오늘 발표될 최종금리 전망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 동결 여부 등을 결정한다. 지난 1, 2월 금통위와 달리 이번달에는 '동결' 전망이 더 압도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발표한 '5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응답자 83%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동결이 점쳐지는 건 국내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5.2%, 2월 4.8%, 3월 4.2%로 둔화했다.

한국은행의 물가 경로(path)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경기부양 필요성이 커진 것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2개월 연속(1~2월) 적자를 내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우리나라 1%대 초중반 성장률을 점치고 있다.

금통위의 고려 요인 중 하나인 '주요국 통화정책' 또한 긴축 완화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미국의 제조업 부진, 고용 악화 등 잇따른 경기침체 신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해 5월부터 10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한 후 지난 4일 3.60%에서 동결했다. 3월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를 4.50%에서 동결한 바 있다.

한미금리차가 1.50%로 벌어졌지만 외환보유액도 세계 9위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미국(4.75~5.00%)과의 금리차가 2000년 5~10월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대비 7억 8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연내 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3.25%, 나아가 3.00% 수준까지 금리 인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물가는 둔화되고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고, 또 미국 경기 역시 별로 좋지 않다고 나오면 하반기 후반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2월 통방 결정문에서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글로벌 유가상승 압력에 따른 국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중국 리오프닝에 의한 경기 회복 등이 변수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깜짝 원유 감산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수출이 개선될 경우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기조를 이어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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