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오늘 기준금리 3.5% 동결 유력… 올해 안에 떨어질까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한·미 금리 역전차가 1.5%포인트까지 확대됐지만 외환보유액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25일 예정된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021년 8월 이후 1년6개월간 진행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의 관심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에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지난 2월에 이어 이날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둔화가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3월 4.1%, 4월 4.8%로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5월 5.4%로 5%대로 올라가더니 같은 해 6월(6.0%), 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로 6개월 간 5%대 물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어 올 2월 4.8%, 3월 4.2%로 4%대를 지속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0%)에 비해 여전히 두배 이상 수준을 상회하지만 불과 8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물가상승률이 6.3%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 흐름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물가 하락세가 지속돼 이달부터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예측하지 못하는 변수는 늘 있지만 돌발변수가 없으면 물가는 계속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4~5월에는 3%대 물가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한 바 있다.
물가 경로가 한은 예상에서 부합하고 전 세계적 금융 불안이 확산하는 만큼 금통위가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올려 경기 둔화를 부추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은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둔화가 현실화하면서 금리 인상 부담이 따른다는 점이 동결 전망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달 '경기 둔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이달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 2월 국내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 적자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2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33억8000만달러(-6.3%) 감소한 50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6개월 연속 감소로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화공품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1.50%포인트의 한·미 금리 역전차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9.1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전날 종가 대비 8.6원 올랐지만 13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으면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지만 국내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국내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4260억7000만달러로 전월 말(4252억9000만달러)에 비해 7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한달 만의 증가 전환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화와 엔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지 않으면서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경기침체 우려로 통화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을 덜어주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모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올 4분기 또는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시가가 올해냐, 내년이냐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은은 올해 안에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오고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둔화하는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 자금시장에 경색이 올 수 있어 올 4분기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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