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文' 작심비판 "나랏돈 일탈적 운용"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4. 11. 04: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 맨해튼 특파원 간담회 "환율 1300원은 뉴노멀…文정부처럼 인위적 개입, 징벌적 과세, 재정남용 않겠다"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뉴욕 맨해튼 특파원 간담회 "환율 1300원은 뉴노멀…文정부처럼 인위적 개입, 징벌적 과세, 재정남용 않겠다"

(인천공항=뉴스1) 김진환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G20 재무장관회의 및 세계은행 개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3.4.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라의 금융이나 외환은 시장의 가격 조정에 의해 돌아가게 놔둬야 한다. 일부 투기세력이 조종하려 할 때만 정부가 나서는 것이지, 지난 정부처럼 때마다 인위적으로 개입해 재정이나 외환보유고를 남용하고 나랏빚만 늘리는 것이 정상이란 말인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문재인 정부의 나라 재정 결과를 두고 "일탈적 운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수험생에게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라고 하면 되느냐"고 웃었지만 "항상 100점을 목표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라재정을 운용하는데 있어 지난 정부처럼 한 해에 추가경정예산을 3~4차례나 마구잡이로 집행하고 일년에 지출을 18~19%씩 늘리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재정지출과 무관하게 징벌적인 부동산 과세를 도입하고 민생을 어렵게 하는 것은 일탈적 (재정) 운용"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재정은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특히 "지출이 증가해 나랏빚이 늘어나는데도 왜 재정을 더 쓰면 안되냐고 정부 지도자들이 말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이 집권했던 2019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 비율을 GDP(국내총생산) 대비 40% 선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홍남기 전 부총리의 보고를 들은 후 "40% 마지노선 근거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던 것을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정부는 이후 채무비율을 무너뜨려 집권기간 동안 나랏빚을 400조원 가량 늘렸고 한국은 그 결과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 이후 꾸려진 추경호 경제팀은 건전재정 원칙을 마련하고 올해만 24조원 이상의 예산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황이다. 방만 재정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종시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우리의 국가재정이 매우 건전한 편이기 때문에 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며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예산은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개선을 위한 선투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2019.5.16/뉴스1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탄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그럼 적정 환율이 얼마나 돼야 할까요"라고 되물은 뒤 "지난해 환율이 1400원대 이상으로 급등했다가 올 초 1200원대로 다시 빠진 이후 1300원 근처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국가적 대외신인도를 체크해보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기업 측면에서는 환율이 다소 높은 게 좋고, 1300원 초반에선 국내적 위기라는 시각이 이제 드물기 때문에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투기적 세력의 문제가 있을 때 개입한다면 모를까, 지금은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43~45bp)도 정상 범위"라고 진단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전망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최근 1.6%까지 예상되는 것에 대해서는 "본래 기재부의 지난해 말 전망치가 1.6%였다"며 "올해는 중국이 전국대표대회를 치른 뒤 경기를 부양할 예상이라 상고하저로 기대됐는데 이런 변수에 따라 플러스 마이너스 0.1%p가 가감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국전력의 누적적자 52조원 지적에 대해선 "한전은 상장사이지만 대주주가 국가인 준공기업에 속한다"며 "국민들의 체감물가가 요즘 무척 높은데 전기료마저 원가 그대로 인상하면 공공요금의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유가가 낮아진 이후에도 요금을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료 원가인 유가가 비정상적일 때는 국가가 위험을 흡수해 국민부담을 덜어주고 그 이후에 흑자를 내서 건전성 문제를 털어내는 것이 대국민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개혁과 관련해선 "2050년 고갈이 예상되고 그 이전에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아무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나서지 않고 있던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일단 문제의식을 갖고 논의를 시작한 것만해도 의미있는 진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라 젊은 사람들에게 손해인 지금의 연금제도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동조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올 하반기 개각과 내년 총선에서의 출마가능성에 대해선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결정할 일"이라며 "총선이 내년 4월이기 때문에 올해 11~12월에는 한번 정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수장으로 지난해 5월부터 일한 추 부총리는 연말까지 1년 반 가량 경제팀을 이끌다가 총선을 대비해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으로 다시 돌아가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