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코로나19 영향권…영화관·호텔 담은 이지스 펀드 손실

김성수 2023. 4. 11.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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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오브케이·대학로CGV' 펀드, 1년 수익률 마이너스
코로나19에 영화관객 급감…몰오브케이 공실 발생
대학로CGV 펀드, 담보대출 연장에 이자비용 상승
KIC 고유자산 투자 '신라스테이 서대문' 평가손실
이 기사는 2023년04월10일 21시5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영화관, 호텔 자산에 투자한 부동산 펀드들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으로 일상회복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몰오브케이(건대CGV), 종로구 대학로CGV에 투자한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서대문구 숙박시설 ‘신라스테이 서대문’에 투자한 펀드는 평가손실 상태다.

코로나19에 영화관객 급감…몰오브케이 공실 발생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94호 운용보고서(2022년 10월 1일~12월 31일)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4.81%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6.03%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몰오브케이’ 현황 (자료=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94호 투자설명서 일부캡처)
이 펀드는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9-4번지에 있는 실물 부동산 ‘몰오브케이(건대CGV)’를 매입해서 임대사업으로 운용해 발생한 운영이익과 처분시 매각이익을 수익자에게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매입금액(561억원), 취득부대비용(33억4600만원) 등을 포함하면 투자에 필요한 총 금액은 596억2000만원이었다.

펀드는 지난 2018년 6월 26일 최대 설정액 208억원을 채우며 완판했다. 펀드 모집 당시 국내 1위 멀티플렉스 운영사인 CJ CGV가 핵심임차인으로 15년 장기 임대차계약(전체면적의 약 33%)을 맺고 있었다. CJ CGV의 임대차 계약기간은 2033년 1월 30일까지다.

CGV 임대차계약 주요내용을 보면 지난 2018년 5월 기준 보증금 10억원, 월 임대료 6000만원이다. 연간 누적 관람객수 70만명을 넘으면 ‘초과분 매표순매출액’의 15%를 월 임대료와 별도로 정산한다. 임대료 인상률은 매 3년마다 3%다.

해당 자산은 풍부한 유동인구와 잠재 개발 가능성을 보유해 추후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매각차익이 기대됐다. 우선 사업지 인근에 건대로데오거리 상권이 있고 지하철 접근성이 매우 좋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걸어서 18분 걸리고, 지하철 2·7호선 환승역 건대입구역으로부터 걸어서 3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반경 3km 이내 지하철 5·7호선 군자역도 있다.

건국대학교, 세종대학교와 인접해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청담대교, 영동대교, 잠실대교, 올림픽대교 등과도 가까워 광역 접근성이 좋다. 또한 사업지로부터 반경 5km 이내 금호, 잠실 생활권이 있고 반경 10km 이내 천호, 수서, 망우 생활권 인구까지 잠재적 수요에 포함돼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극장 수익이 줄었고, 공실률도 높아지면서 수익률이 이처럼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펀드는 △공실 위험 △매각 지연 위험 △담보 대출금리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몰오브케이 상가 공실 (사진=김성수 기자)
우선 작년 6월 말 기준 공실률 37.58%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월 신축된 후 단기간 내 임대율 100%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공실이 늘었다. 지금도 1~2층 상가에는 공실이 많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공실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임대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지연 위험도 있다. 당초 펀드 존속기간은 오는 6월 29일까지였다. 다음달 17일 수익자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펀드 만기가 2025년 6월 29일로 연장될 수 있다. 수익자는 수익자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최초 사업 당시에 ‘3년 보유 후 매각’하는 가정을 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매각이 지연된 상황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도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8년 6월 8일 기준 부동산 담보대출은 △선순위 309억8700만원(연 3.60% 고정금리) △후순위 52억원(연 5.46% 고정금리)이다. 선순위 담보대출기관은 국민은행, 후순위 담보대출기관은 마스턴전문투자형부동산투자신탁이다.

펀드 대출기간은 오는 6월까지로 펀드 만기와 일치하지만, 펀드 만기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담보대출 연장 또는 리파이낸싱이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대출금리가 높아져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만기 전 적절한 매각시점을 검토해 리스크를 완화할 예정이다.

대학로CGV 펀드, 담보대출 연장에 이자비용 상승

서울 종로구 대학로CGV에 투자한 펀드도 최근 1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299호 운용보고서(2022년 10월 17일~2023년 1월 16일)를 보면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0.15%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4.25%다.

이 펀드는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명륜2가 41-9번지 및 41-10번지에 있는 ‘대학로CGV’에 투자해서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추후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자본이득을 수익자에게 분배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2019년 10월 9일 마일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615억원에 자산을 매입했다.

펀드 최초 설정일은 지난 2019년 10월 17일이었고, 존속기간은 내년 10월 17일까지다. 펀드 재산의 60% 이상을 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하며 임대수익을 통해 투자자에게 매 반기별로 분배액을 지급한다.

해당 자산이 위치한 대학로권역은 성균관대학교, 가톨릭대학교, 극장, 공연장, 프랜차이즈 등이 인접해 10~20대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서울 주요 상권 중 하나인 대학로상권 내 유일한 영화관이며, 반경 2km 내 경쟁 영화관은 CGV 3개점 및 메가박스 1개점이 있다.

대학로 상권 광역입지도 (자료=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299호 투자설명서 일부 캡처)
대학로상권 중에서도 핵심지역인 B상권 내 입지해 있으며, 대명거리와 소나무길 사이 골목상권이 활성화돼 높은 집객력을 보유했다. 지난 1월 16일 기준 임대율 100%며, 오는 2027년 6월 27일까지 책임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임대료는 매년 전년도 임대료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 또는 3% 중 높은 비율로 인상된다.

다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CJ CGV의 영업실적 악화로 임대료 일부가 미납되는 상황을 겪었다. 임대료 지급방식을 변경한 후 지난 2021년 6월 9일자로 미납 임대료를 일시에 회수했으며, 현재까지 책임임차인은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다.

또한 작년 6~7월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전문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후 같은 해 7월 20일 입찰을 진행했지만, 매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이어 최초 대출 만기일인 작년 10월 18일까지도 매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아 자산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영화관 등 리테일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고, 작년 급격한 시장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이 경직돼서다. 이에 따라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들과 다각도로 협상한 끝에 부동산 담보대출 만기를 오는 10월 18일로 연장하는 대출약정 변경계약서를 작년 10월 14일 체결했다.

대주는 메트라이프생명보험(선순위 388억5000만원), SBI저축은행(후순위 30억원)이다. 이자율은 △선순위 연 5.50% 고정금리 및 취급수수료 1.00% △후순위 연 8.50% 고정금리로 다소 올랐다.

펀드는 운용보수 및 판매보수를 작년 10월 18일부로 삭감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지급비용 증가 등으로 투자자 배당수익률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서다. 운용보수는 신탁원본 대비 연 0.2%에서 연 0.001%로, 판매보수는 신탁원본 대비 연 0.5%에서 연 0.001%로 낮췄다.

KIC 고유자산 투자 ‘신라스테이 서대문’ 평가손실

이지스자산운용은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도 올해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산 매각을 재시도할 계획이다.

만약 연장된 부동산 담보대출 만기(오는 10월 18일)까지 자산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부동산 담보대출을 재연장하거나 리파이낸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국내 영화관 시장은 작년 5월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4월부터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그동안 연기된 대작영화 개봉이 재개돼서다. 향후 대작 영화 개봉 상황에 따라 영화관 시장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한국투자공사(KIC)가 수익증권을 보유한 ‘이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43호’도 평가손실 상태다. 해당 펀드에 담긴 자산은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 333번지 소재 호텔 ‘신라스테이 서대문’이다.

신라스테이 서대문 (사진=호텔신라)
신라스테이 서대문은 그랜드룸 객실을 포함해 총 319실을 갖췄다. 지상 27층, 지하 4층 규모에 부대시설로 뷔페 레스토랑과 피트니스센터, 미팅룸 등을 갖추고 있다.

KIC는 이 펀드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이 위탁한 돈이 아닌 고유자산으로 투자하고 있다. KIC가 고유자산으로 투자한 부동산은 신라스테이 서대문과, 현재 사옥으로 쓰는 ‘스테이트타워 남산’ 2곳이다.

KIC 연차보고서를 보면 펀드는 2021년 말 기준 공정가치 및 장부금액이 247억5562만원으로 취득원가(274억원)보다 9.65% 낮아 평가손실 구간에 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장부금액 249억8332만원과 비교하면 1년 새 추가 하락한 것.

상업용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데다 대출 리파이낸싱도 필요하다 보니 공정가치가 낮게 매겨진 것 같다”며 “영화관 등 리테일, 호텔 자산들은 코로나19 이후 이익 개선은 더딘 반면 이자비용은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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