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 위력투? 이제 시작일 뿐!… KT에 15승-우승 선물”
수원=강동웅 기자 2023. 4. 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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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네 공 안 받을란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스콧 씨(64)는 2007년 아들 웨스(30)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포수 장비를 사오자 이렇게 말했다.
스콧 씨는 아들이 리틀 야구를 처음 시작한 다섯 살 때부터 '전담 포수'를 자처했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공 속도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아들이 중3 때 이미 시속 140km 후반대 공을 던지면서 아버지의 안경, 손목시계, 휴대전화 액정화면이 차례로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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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년차 투수 벤자민의 진화
벌써 2승… “구속 더 빨라질 것”
투심 집중 연마해 땅볼 아웃 늘려
120km대 커브도 결정구로 꼽혀
벌써 2승… “구속 더 빨라질 것”
투심 집중 연마해 땅볼 아웃 늘려
120km대 커브도 결정구로 꼽혀
“나, 이제 네 공 안 받을란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스콧 씨(64)는 2007년 아들 웨스(30)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포수 장비를 사오자 이렇게 말했다. 스콧 씨는 아들이 리틀 야구를 처음 시작한 다섯 살 때부터 ‘전담 포수’를 자처했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공 속도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아들이 중3 때 이미 시속 140km 후반대 공을 던지면서 아버지의 안경, 손목시계, 휴대전화 액정화면이 차례로 깨졌다. 프로야구 KT 왼손 투수 벤자민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4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벤자민은 “아버지가 더 이상 내 공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하셨을 때는 순간적으로 서운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잡기 어려운 공을 던지게 됐다는 뜻이어서 뿌듯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식축구를 했던 아버지와 수영·실내하키를 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벤자민은 어릴 때부터 어깨 힘이 남달랐다. 그 덕에 학교 미식축구부에서는 쿼터백, 야구부에서는 투수로 뛰었다. 그러나 팔꿈치가 버티지 못했다. 벤자민은 미국 캔자스대 3학년이던 2014년 4월 ‘토미존 수술’로 통하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두 달 후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때 텍사스로부터 5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빅 리그’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2020년 8월 17일이 되어서야 MLB 데뷔전을 치른 벤자민은 2년간 2승 3패 평균자책점 6.80을 기록한 뒤 구단으로부터 ‘전력 외 통보(DFA)’를 받았다. 지난해 고향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한 뒤에는 한 번도 MLB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때 외국인 선수 쿠에바스(33)의 팔꿈치 부상으로 애를 먹고 있던 KT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다. 지난해 6월 9일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벤자민은 팔꿈치 통증을 안고 뛰면서도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남겼다. 벤자민은 “지난해에는 한국에 와서 갑자기 컨디션을 끌어올린 탓에 제구도 구속도 마음 같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세 차례 시범경기 등판을 평균자책점 1.64로 마무리한 벤자민은 정규시즌에서도 10일 현재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선발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벤자민은 “지난해에는 최고 속도가 시속 147km가 나왔는데 올해는 이미 151km까지 던졌다. 이제 원래 내 구속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볼 스피드는 더 빨라질 거다. 올 시즌 15승을 확보해 팀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달라진 건 또 있다. 지난해 벤자민은 뜬공 아웃 비율이 54.7%(201개 중 110개)인 ‘뜬공 투수’였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투심 패스트볼을 집중 연마하면서 땅볼 아웃 비율 56%인 ‘땅볼 투수’로 거듭났다. 외야가 좁은 수원구장에서는 홈런이 잘 나오기 때문에 땅볼을 많이 유도할수록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나지완 KBSN스포츠 해설위원(38)은 “벤자민은 최고 구속뿐 아니라 평균 구속 자체가 지난해보다 시속 4km 정도 올라왔다. 시속 120km대 느린 커브도 결정구로 손색이 없다”면서 “다른 팀 제1 선발 누구든 벤자민과 맞붙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스콧 씨(64)는 2007년 아들 웨스(30)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포수 장비를 사오자 이렇게 말했다. 스콧 씨는 아들이 리틀 야구를 처음 시작한 다섯 살 때부터 ‘전담 포수’를 자처했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공 속도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아들이 중3 때 이미 시속 140km 후반대 공을 던지면서 아버지의 안경, 손목시계, 휴대전화 액정화면이 차례로 깨졌다. 프로야구 KT 왼손 투수 벤자민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4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벤자민은 “아버지가 더 이상 내 공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하셨을 때는 순간적으로 서운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잡기 어려운 공을 던지게 됐다는 뜻이어서 뿌듯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식축구를 했던 아버지와 수영·실내하키를 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벤자민은 어릴 때부터 어깨 힘이 남달랐다. 그 덕에 학교 미식축구부에서는 쿼터백, 야구부에서는 투수로 뛰었다. 그러나 팔꿈치가 버티지 못했다. 벤자민은 미국 캔자스대 3학년이던 2014년 4월 ‘토미존 수술’로 통하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두 달 후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때 텍사스로부터 5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빅 리그’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2020년 8월 17일이 되어서야 MLB 데뷔전을 치른 벤자민은 2년간 2승 3패 평균자책점 6.80을 기록한 뒤 구단으로부터 ‘전력 외 통보(DFA)’를 받았다. 지난해 고향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한 뒤에는 한 번도 MLB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때 외국인 선수 쿠에바스(33)의 팔꿈치 부상으로 애를 먹고 있던 KT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다. 지난해 6월 9일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벤자민은 팔꿈치 통증을 안고 뛰면서도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남겼다. 벤자민은 “지난해에는 한국에 와서 갑자기 컨디션을 끌어올린 탓에 제구도 구속도 마음 같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세 차례 시범경기 등판을 평균자책점 1.64로 마무리한 벤자민은 정규시즌에서도 10일 현재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선발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벤자민은 “지난해에는 최고 속도가 시속 147km가 나왔는데 올해는 이미 151km까지 던졌다. 이제 원래 내 구속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볼 스피드는 더 빨라질 거다. 올 시즌 15승을 확보해 팀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달라진 건 또 있다. 지난해 벤자민은 뜬공 아웃 비율이 54.7%(201개 중 110개)인 ‘뜬공 투수’였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투심 패스트볼을 집중 연마하면서 땅볼 아웃 비율 56%인 ‘땅볼 투수’로 거듭났다. 외야가 좁은 수원구장에서는 홈런이 잘 나오기 때문에 땅볼을 많이 유도할수록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나지완 KBSN스포츠 해설위원(38)은 “벤자민은 최고 구속뿐 아니라 평균 구속 자체가 지난해보다 시속 4km 정도 올라왔다. 시속 120km대 느린 커브도 결정구로 손색이 없다”면서 “다른 팀 제1 선발 누구든 벤자민과 맞붙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원=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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