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주한 미군 한국어 가르치는 80대 女교수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25전쟁 당시 미군들에게 영어를 배웠던 고아(orphan)가 지금은 주한 미군들(U.S. soldiers stationed in Korea)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올해 83세인 이청자씨.
평안북도가 고향인 그녀는 전쟁 통에 가족과 헤어져(be driven asunder by the war) 남동생과 함께 남한의 한 고아원에 맡겨졌다(be taken to an orphanage with her younger brother). 열 살도 채 안 된 코흘리개 때였다. 남아있는 기억이라곤 미군들이 안쓰러워하며(feel bad for them) 먹을거리를 나눠주고, 영어 단어를 가르쳐줬던 조각들뿐이다.
간신히 국민학교만 졸업할 수 있었다(barely manage to graduate from elementary school). 결혼을 하고(get married) 아들을 낳아(give birth to a son) 학교에 입학시키면서(enroll him in school) 또 다른 괴로운 일이 생겼다. 최종 학력을 묻는 서류 양식을 채워야 하는(fill out forms asking for her highest level of education) 일이 수시로 되풀이되는 것이었다. 창피스럽고(be embarrassed) 아들 보기에도 민망했다(feel ashamed in front of her son).
결심을 했다(maker up her mind). 다시는 학력 기재란에 ‘국졸(國卒)’이라고 쓰지 않겠노라 마음먹었다. 여러 일거리를 전전하면서도(work at a variety of jobs) 매일 120㎞ 거리를 오가며 고졸 검정고시를 마쳤다(complete her GED·General Equivalency Diploma). 그러곤 아들과 같은 시기에(at the same time as her son) 대학에 진학하기로 했다. 어린 시절 미군에게 배운 영어 기억을 되살려 온라인 과정의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글로벌 캠퍼스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earn her undergraduate degree), 영어교육학으로 석사 학위(master’s degree)를 취득했다.
1992년 강의를 시작해 지금은 세계 최대 해외 미군 기지(the largest overseas U.S. military base)인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 미군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미군 병사들 사이에서 자라났던 피란민(refugee raised among U.S. soldiers) 고아 코흘리개가 수십 년 후 어엿한 교수가 돼 다시 미군 병사들 사이로 되돌아온(come full circle as professor) 것이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세 시간씩, 자신에게 영어를 가르쳐줬던 6·25 참전 미군의 후손인 신세대 주한 미군 장병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미군 학생들은 수업을 빼먹고 땡땡이칠(skip class and play truant) 생각을 하다가도 그녀가 들려준 한평생 사연을 되뇌며 꼬박꼬박 출석한다. 옛일에 보답하겠다고 편도 2시간 길을 오가는(commute two hours each way) 그녀의 진심 어린 태도와 열성에 감복했기 때문이다(admire for her earnest attitude and eagerness).
이청자 교수님은 종종 강의 시간에 미군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있다. 그 시절 초콜릿을 나눠줬던 6·25 참전 용사들의 손주들에게 한국산 인삼으로 만든 사탕을 한 움큼씩 손에 쥐여준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www.baltimoresun.com/education/bs-md-korean-teacher-soldiers-20230406-gtdagy6d4ze4jcnkeelm4sytyi-story.html
☞ https://www.umgc.edu/news/archives/2023/03/prof-s-career-honors-u-s--soldiers-who-taught-her-english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제 ‘아파트’ 금지되는 날”...외신들도 주목한 韓 수능 풍경
- “아~ 젠슨 황”… 246조원 날린 손정의의 한숨
- 기다렸다 AI게임, 콘솔 액션도 짜릿… 더 화려해진 ‘지스타’
- ‘회장직함 4개’ 김승연, 이번엔 한화에어로 회장에
- [우리 아이 이름으로 초록우산에 기부했어요] 강소은 아동 외
- [알립니다] 우리 아이 출생 소식, 액자에 담아 간직하세요
- [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게임에서 지면 우는 아이, 협동 필요한 놀이 해보세요
- “아이 키우는 데 돈 많이 든다고요?… 더 많은 걸 받게 돼요”
- AI 빅테크·가상자산은 ‘승자’… 구글 등은 보복 피해 우려
- “사탕수수로 하와이 일으켜준 한국인… 금융서비스 이용 돕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