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74] 파리 엑스포
1867년 4월 1일,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 광장에서 엑스포가 막을 올렸다. 지금은 에펠탑이 서있는 그 자리에 가로 500m가 넘는 타원형 주 전시장이 위용을 뽐내며 서 있었다. 최신의 기술, 최상의 제품, 최고의 예술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기회였던 만큼 각국에서 참여한 출품 회사 숫자가 5만개를 가뿐히 넘겼다. 전시 중에는 수많은 메달과 상이 수여되지만, 금메달은 오직 2%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였다. 그중 미국 피아노 회사 스타인웨이가 금메달을 받았다. 158개 제조사에서 피아노 338대를 전시한 중에 이룬 쾌거였다.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던 주간지 ‘하퍼스 위클리’에 프랑스 삽화가 아메데 드노에(Amédée de Noé·1818~1879)가 수상 당시 스타인웨이의 인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동을 그려냈다. 제목 그대로 스타인웨이 소리를 한번 듣고 나자 너도나도 매니아가 되어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며 난리 법석이다. 당시 스타인웨이는 독일인 슈타인베크가 미국으로 이민해 세운 지 10년이 갓 넘은 신생회사였고, 최고급 피아노는 영국 제조사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독자 개발한 혁신 기술을 여럿 보유했던 스타인웨이의 소리는 확실히 탁월했다. 작곡가 베를리오즈는 엑스포에 전시된 그랜드 피아노를 쳐보고 “아름답고 고귀한 공명”이라며 감탄했고, 바로 그 피아노를 로칠드가(家)에서 사갔다.
오늘날 세계 유명 연주장의 콘서트용 피아노 중 98%가 스타인웨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소유주는 몇 차례 바뀌었으나 지금까지 명성을 유지한 건 탁월한 품질과 더불어 세계 만방에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해 준 파리 엑스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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