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봄 도다리 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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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접어들면서 부산 문화계에도 봄기운 같은 활력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느낌이다.
곡두의 '막끌리', 세이수미의 'So tender', 김일두의 '가난한 사람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설마는 사람 잡고 철마는 달리고 싶다', 라펠코프의 '개와 늑대의 시간', 조태준의 '부산 그루브' 같은 부산 인디 음악계 가수들의 주옥같은 노래를 죽 이어서 듣다가 급기야 아이씨밴드의 '봄 도다리 쑥국'이란 노래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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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접어들면서 부산 문화계에도 봄기운 같은 활력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느낌이다. 그런 분위기를 타고, 이왕이면 부산 뮤지션들의 노래를 실컷 들어볼까 하는 마음에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하고 듣고 검색하고 듣고를 반복했다.
곡두의 ‘막끌리’, 세이수미의 ‘So tender’, 김일두의 ‘가난한 사람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설마는 사람 잡고 철마는 달리고 싶다’, 라펠코프의 ‘개와 늑대의 시간’, 조태준의 ‘부산 그루브’ 같은 부산 인디 음악계 가수들의 주옥같은 노래를 죽 이어서 듣다가 급기야 아이씨밴드의 ‘봄 도다리 쑥국’이란 노래에 닿았다.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이씨밴드는 생활 밀착형 어쿠스틱 밴드를 지향한다. 일상이라는 우물에서 노래를 길어 올리는 데 능하다. 그중 ‘봄 도다리 쑥국’은 봄만 되면 생각난다. 이 노래에 제목을 제공한 도다리 쑥국이 남해 바다를 접한 경남의 섬과 해안 그리고 부산 등지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라는 점도 생활 밀착 느낌을 더 진하게 한다. 유튜브에는 이 절묘한 봄노래의 뮤직비디오도 있다. 가사의 일부를 읊어보자.
“…봄날의 햇살처럼 싱싱한 도다리를/ 당신의 손길로 깨끗이 씻어두고/ 그대의 숨결처럼 향긋한 쑥을 따서/ 된장 넣고 멸치 다시마 넣고/ 따뜻하게 끓여보아요/ 보글보글 다시 봄이 오네/ 그대와 나의 가슴을 만져주는 봄 도다리 쑥국/ 예 예.”
검색해보니, 도다리(문치가자미)회가 과연 봄철이 제철이냐 아니냐를 놓고 펼친 논란이 뜻밖에 많았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좀 더 살피니 이와 관련한 주장은 대체로 수도권에서 봄철의 ‘도다리회’를 놓고 제기되고 있었다. 봄이 오면 경남과 부산 등 남쪽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즐기는 제철 음식은 ‘도다리 쑥국’이니 두 음식 사이에는 별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 국과 회가 어찌 같으냔 말이다. 하지만 쑥국 속으로 들어가든 회가 되든 봄의 도다리는 단번에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음식과 노래는 서로 나누면 좋다. 더 늦기 전에, 봄이 더 익기 전에 아직 쑥국을 먹지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 아이씨밴드의 ‘봄 도다리 쑥국’ 뮤직비디오나 음악을 틀어놓고 도다리 쑥국을 식구처럼 함께 먹으며 수다를 떠는 상상을 해보았다. 아이씨밴드는 지난달 중순 오랜만에 공연에 나섰다. 아마 지금부터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부산의 인디 음악인, 예술인 모두 만물이 쑥쑥 자라게 돕는 봄의 기운을 한껏 받기 바란다.
조봉권 부국장 겸 문화라이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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