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일 교류 통해 젊은이에게 희망을
“여러분! 동창회 즐겁습니까?’ “네!” “또 참가하고 싶습니까?” “네!”
지난 3월 중순 부산 수영구 광안리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JENESYS’ 한국청년방일단 영남지역 동창회가 개최됐다.
JENESYS란 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대교류계획(Japan-East Asia Network of Exchange for Students and Youths)의 약칭으로, 2007년에 시작된 일본과 아시아 각국의 청소년 교류사업을 말한다. 지금까지 약 10만 명의 아시아 각국 청소년이 이 교류사업으로 일본을 방문했으며, 한국에서는 약 2만 명이 참가했다.
영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번 동창회에는 JENESYS 방일 경험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필자는 도쿄 근무 시절 JENESYS를 포함, 일본과 전 세계 국가 간 청소년 교류계획을 총괄했다. 그때 많은 JENESYS 참가자로부터 귀국 후에도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바람의 일부분이 실현된 것이 이번 동창회 모임이다.
㈔부산한일친선협회가 준비한 이번 동창회 모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JENESYS 참가를 계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는 참가자들의 경험담이었다. JENESYS 참가를 계기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현재는 국제교류원으로 일본 지자체에서 한일 가교역할을 하는 참가자, JENESYS 참가 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대형 할인마트에서 일한 경험과 인맥을 살려 일본에서 한국화장품 판매를 시작해 연간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젊은 사업가. 이들은 하나같이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은 젊은이였다.
최근 한국도 일본도 청년을 둘러싼 환경이 결코 평탄치 않다. 어렵게 취업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만두게 된 젊은이, 애초 일자리가 많지도 않고 본인이 희망했던 직장을 찾지 못한 청년. 대도시는 물론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환경 및 분야에서 본인의 관심사와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미래를 찾는 기회가 되는 것이 국제교류다.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과 일본 간 인적교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한 해만 한국에서 백만 명 이상이 일본을 찾았고, 일본에서도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한국을 방문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된다. 관광지를 방문해 일본 음식과 그 지역의 풍경·분위기를 즐긴다.
이런 여행도 일본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지만, JENESYS 프로그램은 이것과는 다르다. 일본의 지방도시를 방문해 보통의 일반 가정에서 홈스테이도 한다. 지역의 현 상황을 둘러보고 때로는 일본의 농업과 수산업 체험도 한다. 축구 경기 등 시합을 하기도 하고 함께 연습하면서 합숙하는 일도 있다. 재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해 현장을 직접 보고 이재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재해 당시와 복구 상황을 몸소 느낀다. 새로운 체험과 경험이 본인의 적성과 미래를 파악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새로운 열정이 희망의 기회를 제공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청소년 교류에 관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대화는 더욱 진전됐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단체가 미래지향적인 한일 협력과 교류를 위한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했다.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라는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웃나라다. 특히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역은 일본과 초광역경제권에 위치한다. 양국은 교류 재개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한다.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관해서는 현재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가 협의하는 단계다.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가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와 사업을 실시하고, 또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 간 교류가 앞으로의 양국 협력을 위한 의미 있는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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