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흙탕물같은 황사 비, 태풍같은 돌풍

박상현 기자 2023. 4.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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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강풍 피해 우려

11일 전국에 태풍을 방불케 하는 돌풍이 불고, ‘황사 비’가 내리겠다. 비가 그치고 난 뒤에는 찬 바람에 실려온 중국발(發) 황사가 지표면으로 가라앉으며 미세 먼지 농도가 높겠다.

기상청은 중국 동북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원해 우리나라로 넘어온 황사가 11일 비와 함께 떨어지겠다고 10일 예보했다. 현재 한반도 대기 상층에는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 입자가 떠 있다. 이 흙먼지가 물방울에 섞여 황사 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요란하게 내리겠다. 특히 간판이나 지붕이 날아갈 정도인 순간 풍속 초속 17~25m의 ‘태풍급 강풍’이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강풍을 동반한 이번 비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북쪽에서 다가오는 차고 건조한 저기압이 남쪽에서 버티던 고기압 아래를 파고들며 비구름이 형성된 결과다. 이렇게 찬 기단이 따뜻한 기단 밑으로 향하며 만들어진 비구름 형태를 ‘한랭 전선’이라 부른다. 대기가 불안정한 저기압의 성격이 고스란히 날씨로 나타나기 때문에 거칠고 요란한 특성이 있다.

특히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가 가까워지며 ‘바람의 통로’가 좁게 형성돼 이 사이를 지나는 바람 세기가 태풍에 버금갈 정도로 강하겠다. 11일 수도권과 충청·전북·강원 영동에는 간판이 날아갈 정도인 순간 풍속 초속 20m, 동해안과 산지에는 12일까지 지붕이 날아갈 정도인 초속 25~30m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다른 지역에도 초속 15m 내외로 바람이 강하겠다.

2018년 4월에는 이런 ‘좁은 바람 통로’를 지난 강풍으로 시설물 피해가 발생해 서울 지하철이 멈추기도 했다. 당시 3호선 약수~남부터미널역 구간에서 강풍에 넘어진 작업용 사다리가 선로로 떨어지면서 해당 구간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이번 강풍도 이 같은 시설물 피해를 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비는 11일 아침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쏟아지기 시작해 전국으로 차차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충청권 5~20㎜, 남부 지방과 제주 5㎜ 내외다. 다만 비가 종일 내리지는 않고, 짧고 굵게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강수량 편차도 크겠다. 비는 이날 수도권과 충남권부터 그치겠고, 밤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멈추겠다.

비가 그친 12일부터 북쪽에서 황사를 동반한 찬 바람이 들어오면서 전국 공기가 탁해지겠다. 최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크게 일고 있는 황사는 줄곧 한반도 대기 상층에 떠 있어 우리 호흡기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일본 남쪽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한반도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따뜻한 상승 기류를 타고 황사 입자가 올라가 지표면까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12일부터 무거운 성질을 가진 찬 공기가 북쪽에서 우리나라로 대거 유입되며 중국발 황사가 지표면 아래로 깔리겠다. 강한 바람을 타고 한반도 바깥에서 새로운 먼지 입자들이 계속 들어와 미세 먼지 농도가 짙은 상태로 유지되겠다. 12일 오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다 낮부터는 ‘매우 나쁨’으로 나빠질 전망이다.

찬 바람의 영향으로 12일에는 날씨가 춥겠다.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9도가량 낮아져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도 미만으로 쌀쌀하겠다. 수도권과 경북·전북권에선 0도 안팎까지 기온이 떨어지겠다. 곳에 따라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겠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이날 새벽에 안개가 끼겠고, 이 안개에 미세 먼지가 달라붙어 연무(煙霧)를 형성해 낮 동안 대기가 뿌옇게 보이겠다. 기상청은 “황사 추가 발원량과 기류에 따라 국내 미세 먼지 유입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꽃샘추위는 13일까지 이어지다 14일부터 점차 회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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