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이드잡’ 연대기[2030세상/김지영]
김지영 스타트업 투자심사역(VC)·작가 2023. 4.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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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가 제일 짭짤했어요?" '사이드잡' 얘기에 후배들이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하지만 일부는 실제로 '벌이'에 보탬이 되다 보니 소위 '사이드잡'으로 분류되곤 하는데, 작게나마 통장에 찍히는 숫자들을 보면 '혹시나' 하는 기대가 이는 것도 사실이다.
뭣보다 꾸준히 연재를 해나가는 것은 '사이드잡'으로서는 생각보다 많은 공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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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가 제일 짭짤했어요?” ‘사이드잡’ 얘기에 후배들이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그을쎄에….” 나는 말끝을 흐린다.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비법 같은 게 있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잘 모르겠어서.
호기심이 많고 배우기를 즐기는 편이라 궁금한 게 있으면 일단 해보는 편이다. 오죽하면 한때는 취미가 ‘클래스 플랫폼’ 구경이었을까. 전시된 강의명들을 보면 메뉴판을 보는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배운 것 중 떠오르는 것만 해도 디자인, 골프, 기타, 보컬, 와인, 대체불가토큰(NFT) 등 나열도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동력은 안으로부터 온다. 단적으로 큐레이터 필기시험을 본 적이 있다. 실무 경력이 없으면 어차피 자격증 발급이 안 되기 때문에 보나 마나 한 시험이었지만 내겐 배움을 정리하는 과정과 응시라는 매듭 자체가 의미를 지녔다.
하지만 일부는 실제로 ‘벌이’에 보탬이 되다 보니 소위 ‘사이드잡’으로 분류되곤 하는데, 작게나마 통장에 찍히는 숫자들을 보면 ‘혹시나’ 하는 기대가 이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몇몇 크리에이터를 필두로 ‘스마트스토어’가 인생 역전의 아이템으로 설파될 때 그 대열에 합류했다. 첫 주문의 흥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스템을 이해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지만 늘어가는 주문량을 보며 ‘대박’의 꿈을 꾸기도 했다. 꽤 오랜 기간 매일 몇 건씩의 주문이 이어졌지만 그뿐이었다. 벌이보다 귀찮음이 더 커졌을 때 운영을 중단했다.
이어 ‘웹소설’이 부수입으로 주목받던 때 나는 관련 업계에 있었다. 어떤 작품이 돈이 되는지 알고 있었고,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조용히 연재를 시작했다. 무료 회차의 랭킹은 나쁘지 않았지만 수입은 기대 이하였다. 뭣보다 꾸준히 연재를 해나가는 것은 ‘사이드잡’으로서는 생각보다 많은 공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결국 중간에 ‘일신상의 이유’로 연재를 중단했다. 공수를 덜 들이고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마음은 여기서도 역시 통하지 않았다.
물론 개중에도 꾸준히 이어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글쓰기다. 스스로를 달랠 요량으로 쓰기 시작했던 글이 독립출판으로, 각종 칼럼으로, 출간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렀다. 재밌는 것은 글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감히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풀어놓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아끼고 좋아했을 뿐. 좋아하는 만큼 오랜 시간을 공들여 임했을 뿐. ‘부업’으로 시작한 것은 그조차 못 되었고, 마음을 다해 욕심 없이 임한 것은 두 번째 ‘본업’으로 남았다.
각종 미디어에서 근래 자주 쓰이는 말 중에 ‘본업 천재’가 있다. 그림 같은 아이돌이 예능에 나와 미처 알지 못했던 우스꽝스러운 매력을 발산할 때 대중은 호감을 갖지만, 우스꽝스러운 콘셉트로 흥미를 끈 잘 몰랐던 가수가 무대 위에서 진지하게 본업으로 빛날 때 우리는 존경을 표한다. 그들의 ‘본업 천재 모먼트’를 보며 다시금 깨닫는다. 경외의 마음으로 맡은 바에 임하는 이의 표정이, 자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떤 이는 본업을 부업처럼 하고, 어떤 이는 부업을 본업보다 사랑한다. 본업과 부업을 가르는 기준은 단순히 벌이의 크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호기심이 많고 배우기를 즐기는 편이라 궁금한 게 있으면 일단 해보는 편이다. 오죽하면 한때는 취미가 ‘클래스 플랫폼’ 구경이었을까. 전시된 강의명들을 보면 메뉴판을 보는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배운 것 중 떠오르는 것만 해도 디자인, 골프, 기타, 보컬, 와인, 대체불가토큰(NFT) 등 나열도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동력은 안으로부터 온다. 단적으로 큐레이터 필기시험을 본 적이 있다. 실무 경력이 없으면 어차피 자격증 발급이 안 되기 때문에 보나 마나 한 시험이었지만 내겐 배움을 정리하는 과정과 응시라는 매듭 자체가 의미를 지녔다.
하지만 일부는 실제로 ‘벌이’에 보탬이 되다 보니 소위 ‘사이드잡’으로 분류되곤 하는데, 작게나마 통장에 찍히는 숫자들을 보면 ‘혹시나’ 하는 기대가 이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몇몇 크리에이터를 필두로 ‘스마트스토어’가 인생 역전의 아이템으로 설파될 때 그 대열에 합류했다. 첫 주문의 흥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스템을 이해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지만 늘어가는 주문량을 보며 ‘대박’의 꿈을 꾸기도 했다. 꽤 오랜 기간 매일 몇 건씩의 주문이 이어졌지만 그뿐이었다. 벌이보다 귀찮음이 더 커졌을 때 운영을 중단했다.
이어 ‘웹소설’이 부수입으로 주목받던 때 나는 관련 업계에 있었다. 어떤 작품이 돈이 되는지 알고 있었고,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조용히 연재를 시작했다. 무료 회차의 랭킹은 나쁘지 않았지만 수입은 기대 이하였다. 뭣보다 꾸준히 연재를 해나가는 것은 ‘사이드잡’으로서는 생각보다 많은 공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결국 중간에 ‘일신상의 이유’로 연재를 중단했다. 공수를 덜 들이고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마음은 여기서도 역시 통하지 않았다.
물론 개중에도 꾸준히 이어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글쓰기다. 스스로를 달랠 요량으로 쓰기 시작했던 글이 독립출판으로, 각종 칼럼으로, 출간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렀다. 재밌는 것은 글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감히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풀어놓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아끼고 좋아했을 뿐. 좋아하는 만큼 오랜 시간을 공들여 임했을 뿐. ‘부업’으로 시작한 것은 그조차 못 되었고, 마음을 다해 욕심 없이 임한 것은 두 번째 ‘본업’으로 남았다.
각종 미디어에서 근래 자주 쓰이는 말 중에 ‘본업 천재’가 있다. 그림 같은 아이돌이 예능에 나와 미처 알지 못했던 우스꽝스러운 매력을 발산할 때 대중은 호감을 갖지만, 우스꽝스러운 콘셉트로 흥미를 끈 잘 몰랐던 가수가 무대 위에서 진지하게 본업으로 빛날 때 우리는 존경을 표한다. 그들의 ‘본업 천재 모먼트’를 보며 다시금 깨닫는다. 경외의 마음으로 맡은 바에 임하는 이의 표정이, 자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떤 이는 본업을 부업처럼 하고, 어떤 이는 부업을 본업보다 사랑한다. 본업과 부업을 가르는 기준은 단순히 벌이의 크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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