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팀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죠... ‘짠돌이 구단’ 탬파베이의 머니볼
MLB(미 프로야구) 대표적인 비(非)인기 저(低)예산 구단 탬파베이 레이스의 시즌 초반 돌풍이 심상치 않다. 레이스는 10일(한국 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를 11대0 대승으로 장식했다. 개막 후 9연승이다. 2003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이후 20년 만이다. 198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987년 밀워키 브루어스가 각각 올린 13연승이 MLB 개막 최다 연승이다. 레이스는 9경기에서 리그 최다 75득점에 최소 18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레이스는 2017년 관중 동원 꼴찌, 지난해에도 30구단 중 28위(경기당 평균 1만3927명)에 그친 ‘스몰 마켓(small market)’ 야구팀이다. 관중이 적으니 수익도 적고 선수 영입에 돈을 쓸 여유가 없다. 팀 선수 총 연봉이 7387만달러(약 974억원)로 리그 30팀 중 28위. 1위 뉴욕 메츠(4546억원) 5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약자(弱者)의 반란을 이끌고 있다. 그 저변엔 레이스식(式) ‘머니볼(Moneyball)’ 전략이 깔려 있다. 머니볼은 빌리 빈(61)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부회장이 단장 시절 추구한 ‘저비용 고효율’ 야구를 설명하는 단어. 저평가된 유망주를 골라 주축 선수로 키워내 팀 승리를 이끌어내는 운영법이다. 레이스는 2004년 골드만삭스 출신 투자자 스튜어트 스턴버그(64)가 팀을 매입한 뒤 ‘머니볼’을 업그레이드했다. 스턴버그는 월가 출신 앤드루 프리드먼(47·현 LA 다저스 사장) 단장을 영입해 한발 앞서 유망주를 찾아내 육성하고, 통계와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흙 속의 진주’를 찾아냈다. 돈이 없다 보니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는 전성기일 때 팔아 치워 현금화했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다른 팀 관심을 받지 못한 선수를 싸게 데려온다는 ‘가성비’ 전략을 썼다. 오른손 투수에게 왼손 타자, 왼손 투수에게 오른손 타자를 내보내야 한다는 편견을 거부하고, 7대2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필요하면 과감하게 고의사구를 지시한다. 비싼 대형 타자를 영입하기보다 수비 성공률을 높이고 주루사율을 낮추는 데 주력한다. 과감한 혁신이 레이스의 키워드다.
레이스의 기조는 지금도 비슷하다. 올 시즌 타율 0.351 4홈런 9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끄는 젊은 유격수 완데르 프랑코(22)는 구단 자체 육성 시스템을 통해 키워냈다. 11타점을 올린 중심 타자 란디 아로사레나(28)는 2020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2승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하는 선발 투수 제프리 스프링스(31)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방출 대기 조치를 하자 재빨리 영입했다. 하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레이스는 2008년과 2020년 월드시리즈에 올라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국 정상 등극엔 실패했다. 마지막 과제는 남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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